# 일상
2월9일 밤
트라이 시클 타려고 나와 있는데 큼직하신 아주머니가 새치기를 합니다. "에효~ 뭐
먼저 가시라 하지 뭐" 라고 생각하는데 트라이 기사 아저씨가 뒤에 타라네요.
일단 뒤에타고 속으로 '뒤에 타면 8페소 였던가? 20페손가?' 생각을 하면서 가고 있
는데 중간에 내리랍니다. 아줌마는 다른길로 가야 한다고...
잉?!
그래도 돈은 줘야 겠지 싶어서 10페소 내밀어 봅니다.
웃으면서 그냥 가라고 하네요. 기분이 좋아서 잘가라고 손도 흔들고 아줌마 한테도
잘가라 합니다.
2월10일 낮
회사에서 시간 날때 필고에 있던 문제로 아는 변호사님과 인터넷을 통해 이래 저래
문의해보고 뒤적거리다가 일하는 직원한테 라면하나를 끓여 오라고 합니다.
꺼진 에어컨에 밖에서 들어오는 강한 햇빛을 받으며 라면을 먹습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근데 갑자기 콧물이 주루룩 흘러 내립니다.
"어?!"
콧물을 연심 훔치다가 결국 작게 접어 코를 막습니다. 나중에 사장이 그게 뭐나고
묻길래 콧물이라고 했더니 " ㅈㄹ 하고 있네" 하십니다.
"과로로 인한 통증이 대뇌의 전두엽까지 전해저 밤에 한숨도 못자고 코피를
흘리는중입니다."
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아쉽습니다.
퇴근할때쯤 되자 온몸이 오돌오돌 떨리고 콧물에 뒤통수까지 아파오기 시작해 결
국 간만에 택시를 타려 했으니 600~700 부르는 택시를 타기 어려워 지프니 타고
버스 스테이션으로 가서 에어컨 버스를 탔습니다.
어찌나 춥던지.. 그리곤 잠들었습니다. 눈을 뜨고 보니 저희집을 이미 넘어 섰습니
다. 익스큐즈미!!! 를 연발하며 뛰어내렸습니다.
"어?! 돈을 안냈네?!"
출발하는 버스를 쫒아가는데 걍 가버리네요. 그렇게 다시 반대로 가서 택시를 타
고 돌아오는길 택시기사와 "나 아파요 너무 쿵쾅 거리면서 가지 말아주세요." 라
고 하자 부드럽게 운전해 줍니다.
도착해서 일단 50페소 주고 나머진 동전으로 맞춰 주려는데 그냥 내리랍니다.
"잉?!"
2월11일 아침
역시나 몸상태는 안 좋습니다. 3시간 전에 일어나서 출발준비를 하고 나가면
보통 근무 한시간 에서 한시간 반 전에 도착하는데 오늘은 좀 오래 걸렸습니다.
버스를 내려서 늘 사먹는 수박집에 가서 20페소 내면서 같이 나누어 먹던 꼬마
를 찾아 두리번 두리번 거립니다.
아저씨가 수박을 주면서 달달한 인디언 망고를 선물로 줍니다.
"감사합니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지프니를 탑니다. 내가 10페소를 내자 다른 지프니 에게 5페
소를 돈전으로 바꿔 달라고 합니다. 제가 중간에 받아서 전해 주고 다시 바뀐걸
전해 줍니다. 그리고 마치 아는 사람인양 자연스럽게 가방을 열어 40페소 어치의
1페소를 꺼내 주고 "40 페소요" 라고 하니까 아저씨는 세어보지도 않고 40페소
를 건내 줍니다. 제가 내리는 곳은 말을 해줘야 알만한 건널목 표시가 된 위치
인데 둘다 아무말도 없었거늘, 아저씬 그 장소에 세워주고 전 내려서 손들고 인사
를 합니다.
"감사합니다."
길 건널때 그냥 안 손들고 반가운 사람 대하듯 손을 흔듭니다. 가끔 같이 흔들어
주는 분이 계실때도 있고, 지프니나 택시가 오면 잽싸게 내립니다. (저를 태우려
고 하기 때문입니다.)
마냥 신기하고 행복했던 하루하루가 이젠 그냥 매일 일상으로 적응되고 안정
과 조금 다른 형태의 행복으로 다가오는거 같습니다.
아마 버스를 타는데 뛰어다니는 놈은 저하나 뿐일껍니다. 지프니 타려고 뛰어
나가는 놈도 저 하나 뿐일꺼구요.
저는 저대로의 방식으로 이곳 사람들과 융합되고 이 사람들은 이 사람들 방식
으로 저와 융합되는것 같습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기위해 많은 상처를 받고 싸우는 분들... 그것도 물론 필요하
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가끔 지친다면.....
잠시 눈좀 감고 쉬어가는것도 어떨까 싶네요. 매일 별볼일 없는 일상이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하루 하루 작고 아기자기한 재미는 분명 있을테니 말입
니다.
마음의 여유와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사람...
아마 가장 행복한 사람 아닐까요?
AI answer
Lorem ipsum dolor sit amet consectetur adipisicing elit. Aliquid pariatur, ipsum similique veniam.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Quisquam, quod. and the drug lord.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