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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동부에 연고권 주장…필리핀軍, 접경 순찰 강화

 

(하노이=연합뉴스) 김권용 특파원 = 

 

필리핀의 이슬람 교도 400여명이 최근 무장세력을 앞세워 말레이시아 동부지역에 무단 진출해 현지 보안군과 대치, 양국간에 미묘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정부는 양측간의 대치 상황이 물리적 충돌로 비화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 말레이시아 접경지역의 순찰활동을 강화키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필리핀 방송은 양측 소식통들을 인용, 남부지역의 이슬람 교도가 최근 말레이시아 사바 주(州)의 연고권을 주장하며 7일째 현지 보안군과 대치하고 있다고 18일 보도했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측이 과거 자신들에게 사바지역의 토지 임대료까지 지불한 역사적인 사실을 들어 퇴거 요구를 거부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이들 주민은 "사바주의 라하드 다투가 우리의 연고지역으로 어느 누구도 필리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일부는 무기를 소지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이들 교도는 사바지역에서 폭력을 선동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격을 받을 경우 저항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과거 라하드 다투지역을 포함한 보르네오 일부를 장악, 말레이시아 측과의 오랜 협정에 따라 매년 토지 임대료를 받는 등 나름의 권리를 행사해왔다.

 

이들은 필리핀 정부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이 지난해 10월 남부지역에 자치지역을 신설하는 내용의 기본평화협정을 체결한데 반발, 과거 연고권이 있는 사바주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상황이 악화되자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측근을 보내 이슬람 주민 대표와 만나는 한편 말레이시아 정부에도 친서를 보내기로 했다.

 

한편 필리핀 정부군은 사바지역의 대치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말레이시아 접경지역 순찰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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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2/18 21: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