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필리핀 ‘어민 피격사망’ 대립 장기화… “필리핀, 3350억원 경제 손실”

 

대만이 필리핀을 겨냥한 해군 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어민 피격사건 조사단을 필리핀에 파견했지만 필리핀 당국은 공동 조사를 거부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만의 필리핀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에 따라 필리핀이 90억 대만달러(약 3350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대만 당국을 인용해 전했다.

 

대만 당국은 1년에 3만5000명씩 대만으로 오는 필리핀 노동자들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고 필리핀에 대한 대만인의 여행을 금지하는 등 11개항의 제재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들 항목 중에는 고위급 및 경제 교류 중단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조치 가운데 필리핀 노동력 수입 동결과 관광 중단 조치가 필리핀에 가장 심각한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우선 노동력 수입 동결로 필리핀이 1년에 48억 대만달러(약 1787억원)의 손실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난해 필리핀을 찾은 대만인 관광객은 약 21만명으로 이들이 쓴 항공료와 숙박료는 37억5000만 대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우후이린 대만 중화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대만이 지난해 필리핀과의 무역에서 67억7000만 대만달러(약 7조5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던 점을 지적하면서 이번 조치가 대만에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필리핀 법무부는 대만 조사단의 도착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는 독자적인 사법체계를 갖고 있다”며 “주권 국가로서 공동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만 당국은 1차 조사 결과 필리핀이 대만 어민을 고의적으로 사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경보(新京報)가 보도했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