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단체, 한국 남성의 필리핀 등 성매매 실태 폭로

성매매 특별법 제정으로 오히려 해외 성매매가 늘어나고 있다는 '풍선효과'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필리핀에서의 성매매 실태 조사 보고서가 발표됐다.

한국 남성들의 해외 성매매와 성 착취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필리핀에서는 아동·청소년 대상 성 착취와 코피노(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2세) 피해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단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 아동 성적착취 반대 단체인 ECPAT 한국지부(탁틴내일)는 지난해 7월2일부터 6일까지 필리핀 마닐라, 세부, 앙헬레스 지역에서 피해 여성 14명과 지원 단체 관계자 4명을 대상으로 현장 조사를 벌였다.

17일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남성에 의한 성 착취는 주로 ▲성 관광 ▲현지 처(妻) ▲유학생 등 3가지 유형으로 이뤄졌다.

또 한국 남성들의 성 착취는 가학적, 집단적, 어리고 성 경험이 없는 여성을 선호하는 성향을 띄고 있었다.

한국 남성들이 관광과 사업, 학업이라는 상이한 목적을 갖고 필리핀을 방문해 다양한 형태의 성 착취를 일삼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성매매와 성 착취가 한국 남성과 필리핀 여성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국 남성이 떠난 후에도 그의 아이를 출산한 필리핀 여성들은 코피노를 양육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탁틴내일은 "한국 남성이 자녀의 출생을 알고 있는 경우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한국으로 돌아간 남성들의 삶에 필리핀에 남겨진 여성과 자녀가 끼어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생계를 위해 성매매에 뛰어든 필리핀 여성이 한국 남성과의 성 관계를 통해 자녀를 출생한 경우 또다시 성매매에 뛰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해외 성 착취는 해외 여성 아동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내에 만연한 성 착취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선 한국 내에서의 건강한 성 문화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