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욕망이 낳은 슬픔 (펌: 국민일보)
[‘코피노’ 에게 주님의 사랑을] (2) 욕망이 낳은 슬픔
- 2013.07.03 22:01
지수·은희·병철… 필리핀서 왜 한국이름? “아버지의 나라를 잊지 않게 해주려고요”
‘지수 지은 은희 병철 묘순….’ 까무잡잡한 피부의 필리핀 사람들 속에 한국인의 얼굴, 한국인의 이름을 가진 어린이들이 살고 있다. 발음하기 힘든 이름인데도 이들이 한국 이름을 갖는 이유는 드물지만 한국인 아버지가 지어주었거나, 자녀들이 아버지의 나라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필리핀 어머니의 기대 때문이다.
‘코피노’에게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라는 존재감 자체가 무의미하다. 축복받아야 할 탄생의 순간과 동시에 대부분은 아버지로부터 버려졌다. 그런 만큼 필리핀 현지의 아이들에게 코피노들은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메신저인터내셔널 이도영 선교사는 “필리핀은 다인종 국가이기에 인종차별은 없지만 대다수 코피노들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엄마와 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시의 남쪽 로레가 ‘성 미구엘 공동묘지’에 마을이 있다. 일명 ‘무덤마을’이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1만3000여명의 도시 빈민이 살고 있다. 1970년대 집도 돈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묘지 내 비석과 비석 사이에 판자를 대고 함석을 얹어 거처를 마련한 것이 마을의 시작이다. 대부분 3평 남짓한 집에 보통 5∼6명의 가족들이 모여살고 전기 수도 배수시설도 제대로 없는 탓에 피부병과 설사병에 시달린다.
마약과 범죄 매춘 아동학대가 들끓는 무덤마을의 골목에 들어서자 불쾌한 냄새와 탁한 공기 탓에 저절로 손이 코로 갔다. 집들과 비석들이 한데 뒤엉킨 마을을 걷고 있을 때 앞서 걷던 선교사가 “어제 한 코피노 아이가 이 마을에서 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때 골목길에서 한 여자 아이가 타박타박 걸어 나왔다. 피부색과 이목구비가 한국아이의 모습이었다. 안나(가명·4)였다. “집이 어디니?”라고 물으니 손가락으로 돌무덤 위에 지어진 판잣집을 가리켰다. 충격적이었다. 가족들은 돌무덤을 침대로 사용하는 듯했다. 무덤 위에 빨래가 쌓여 있었다. 안나의 외할머니는 “21년 전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살 집이 없어 이곳에 머물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엄마 세라(가명·22)는 세부의 한 클럽에서 일하다 한국인 Y씨(43)를 만나 2개월 동안 사귀었다. 그러나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고는 남자는 떠났다. 그녀는 다시 클럽에 나가 일하고 있다.
필리핀 세부시 바랑가이 루스에 살고 있는 영한(가명·4)은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영한”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집엔 할머니와 아이뿐이었다. 영한이는 사람들을 자꾸 때리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소리를 지르는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할머니는 말했다.
영한의 엄마 제시카(가명·23)는 2008년 한인식당 종업원으로 일할 때 한국인 사장과 사귀다 임신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한국인 사장은 또 다른 필리핀 여성과 살다 현재는 식당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아이 엄마는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며 힘겹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할머니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자 ‘내 아이인지 어떻게 아냐. 나와 상관없는 아이니 내다버리라’고 했대요. 얼마나 충격과 상처가 컸겠어요”라고 말했다. 아이의 폭력적 반응이 뱃속부터 버림받은 상처 때문이란 설명이었다.
세부=글·사진 이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지수 지은 은희 병철 묘순….’ 까무잡잡한 피부의 필리핀 사람들 속에 한국인의 얼굴, 한국인의 이름을 가진 어린이들이 살고 있다. 발음하기 힘든 이름인데도 이들이 한국 이름을 갖는 이유는 드물지만 한국인 아버지가 지어주었거나, 자녀들이 아버지의 나라를 잊지 않기를 바라는 필리핀 어머니의 기대 때문이다.
‘코피노’에게 아버지는 없다. 아버지라는 존재감 자체가 무의미하다. 축복받아야 할 탄생의 순간과 동시에 대부분은 아버지로부터 버려졌다. 그런 만큼 필리핀 현지의 아이들에게 코피노들은 놀림감이 되기도 한다. 메신저인터내셔널 이도영 선교사는 “필리핀은 다인종 국가이기에 인종차별은 없지만 대다수 코피노들이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엄마와 외국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말했다.
필리핀 세부시의 남쪽 로레가 ‘성 미구엘 공동묘지’에 마을이 있다. 일명 ‘무덤마을’이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1만3000여명의 도시 빈민이 살고 있다. 1970년대 집도 돈도 없는 가난한 사람들이 공동묘지 내 비석과 비석 사이에 판자를 대고 함석을 얹어 거처를 마련한 것이 마을의 시작이다. 대부분 3평 남짓한 집에 보통 5∼6명의 가족들이 모여살고 전기 수도 배수시설도 제대로 없는 탓에 피부병과 설사병에 시달린다.
마약과 범죄 매춘 아동학대가 들끓는 무덤마을의 골목에 들어서자 불쾌한 냄새와 탁한 공기 탓에 저절로 손이 코로 갔다. 집들과 비석들이 한데 뒤엉킨 마을을 걷고 있을 때 앞서 걷던 선교사가 “어제 한 코피노 아이가 이 마을에서 폐렴으로 목숨을 잃었다”며 한숨을 지었다.
그때 골목길에서 한 여자 아이가 타박타박 걸어 나왔다. 피부색과 이목구비가 한국아이의 모습이었다. 안나(가명·4)였다. “집이 어디니?”라고 물으니 손가락으로 돌무덤 위에 지어진 판잣집을 가리켰다. 충격적이었다. 가족들은 돌무덤을 침대로 사용하는 듯했다. 무덤 위에 빨래가 쌓여 있었다. 안나의 외할머니는 “21년 전부터 이곳에 살기 시작했다. 살 집이 없어 이곳에 머물기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엄마 세라(가명·22)는 세부의 한 클럽에서 일하다 한국인 Y씨(43)를 만나 2개월 동안 사귀었다. 그러나 그녀가 임신한 것을 알고는 남자는 떠났다. 그녀는 다시 클럽에 나가 일하고 있다.
필리핀 세부시 바랑가이 루스에 살고 있는 영한(가명·4)은 사람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영한”이라고 이름을 부르자 반대편으로 뛰어갔다. 집엔 할머니와 아이뿐이었다. 영한이는 사람들을 자꾸 때리고 분노에 찬 눈빛으로 소리를 지르는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고 할머니는 말했다.
영한의 엄마 제시카(가명·23)는 2008년 한인식당 종업원으로 일할 때 한국인 사장과 사귀다 임신해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다. 한국인 사장은 또 다른 필리핀 여성과 살다 현재는 식당을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갔다. 아이 엄마는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며 힘겹게 생활을 꾸려가고 있다.
할머니는 “아이 엄마가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자 ‘내 아이인지 어떻게 아냐. 나와 상관없는 아이니 내다버리라’고 했대요. 얼마나 충격과 상처가 컸겠어요”라고 말했다. 아이의 폭력적 반응이 뱃속부터 버림받은 상처 때문이란 설명이었다.
세부=글·사진 이지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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