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성명 발표장 '패션쇼' 눈살

 

 

지난 월요일 케존시에서 니노이 아키노 III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를 돌아보고 앞으로 펼쳐나갈 국정에 대해 발표하는 대국민성명 연례행사가 일부 상하의원들에 의해 패션쇼장으로 바뀌면서 다른 의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바른 소리 잘하기로 소문난 미리암 산티아고 상원의원은 '이럴바에는 차라리 성명 발표 당일에 의원들에게 유니폼을 지급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레니 로브레도 하원의원도 '레드 카펫이 부담스러워 뒷문을 통해 들어갔다'고 밝힌 후 '산티아고 상원이 주장하는대로 유니폼을 입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또한 '대국민 성명인만큼 이 성명의 내용과 전달하는 사람이 조명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꼬집었다.

 

이날 일부 언론사들이 앞다퉈 여성의원들의 옷차림을 취재하고 이것이 고스란히 방송을 타면서 성명 발표에 집중되어야 할 국민들의 시선이 분산되는 악효과를 낳기도 했다.

 

필고 커뮤니티에서 아이디 '얼만데'를 사용하는 회원도 자신이 TV에서 본 내용을 적으면서 'TV 보니깐 대통령 연설은 뒷전이고, 연설을 듣기위해 참여한 정치인, 연예인 패션쇼 같은데…'라고 말하며 영화제나 축제처럼 변해버린 현상을 질타했다.

 

이 회원은 또 '빈곤층을 구제하자면서 몇천만원짜리 옷을 입고 나타나서, 자랑하듯이 사진이나 마구 찍어대고, 연설 정책내용에는 별 관심도 없고, 연설내용도 해마다 똑같은 내용이고, 연설장 밖에서는 빈곤층과 반대파들 데모하고, 경찰들은 피 터지게 막고…'라며 대국민성명의 이면에 대해 성토했다.

 

한편 이날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미망인이자 하원의원인 이멜다 마르코스는 계단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져 병원으로 옮겨지는 바람에 대국민성명 회의장에는 입장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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