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시내 버스 통행금지 일주일

거리는 한산해졌지만 피해는 대중교통 이용자

 
 
월요일 아침 마닐라 명문 UST 대학 앞 에스파냐는 예전에 비해 한산했다. 평소 같으면 버스, 지프니, 노선 택시, 자가용 차량 등이 뒤엉켜 극심한 교통체증을 겪어야 할 거리이고, 그 시간이다.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이 마닐라 시장에 당선되고, 그의 최측근 이스코 모레노가 교통의 고삐를 쥐어 잡은 후 마닐라 시내 교통체증을 해소할 목적으로 궁여지책으로 내 놓은 방안이 마닐라 시내에 주차장이 없는 버스들에 대한 시내 통과를 금지하는 것이었다.
 
본래 마닐라 시내에는 1000대 가량의 버스가 일일 3-4회 운행을 해 왔다. 그러나 통행금지와 함께 버스들은 자취를 감췄고 당연히 시내는 한산해 졌다.
 
하지만 불편함은 버스를 이용해 통학을 하던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결국 일주일만에 '통과금지'를 해제하고 각 버스 회사마다 10대에 한해 시내 통과를 허용했다. 이 시행 첫 날이 월요일이었지만 현지 신문들이 쏟아내는 기사들 처럼 마음 놓고 이 길을 운행하는 버스들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마닐라 시청측은 이런 현상을 두고 '정치가 이루어낸 놀라운 효과'라고 추켜 세우면서 '로비를 통해 여러가지 방법을 쓸 수 있겠지만 어떻게든 버스 운행 중지에 대한 시청의 뜻을 굽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 제도를 이어갈 것을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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