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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낭충증 [Demodicosis]

모낭에 기생충이 기생하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사람으로 치면 여드름이 이에 속하며 아무리 심해도 치료만 잘하면 되는 그런 병이라 듣고

그런줄 알았습니다.

키우던 코카 여아의 짝으로 코카 남아를 올해 2월에 분양하였습니다.

둘이 정말 부부인냥 사이가 좋았고 항상 웃던 이 아이가

어느 순간 부터 몰라보게 말라가더니, 웃음도 잃었고, 그 잘먹던 사료도 가리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손을 핥고 물어 뜯길 시작하던걸 혼내고 방치했더니

어느순간 손이 글러브를 낀 마냥 부어올라 놀란 가슴에 한걸음에 데리고 마카티 애니멀하우스로

달려갔습니다. 모낭충증이란 말을 들었고

약물치료와 안테나처럼 생인 애견방어캡으로 앞발을 더이상 못 핥게하면 금방 치유가 되는 병이란

소리에 정성껏 치료했고, 금새 피딱지졌던손은 아물었고 보기좋게 회복한줄 알았습니다.

제 자만이었을까요. 의사가 다 나아도 꼭와서 검사받으라는 말을 등한시하고 한국에 다녀오니

예전에 손에만 국소적으로 있던 모낭충증이 이젠 어느덧 허리와 얼굴 그리도 다리와 배까지

퍼져있었습니다. 안테나로 앞발을 못 핥으니 집중적으로 뒷발과 엉덩이 부분을 핥아서

안테나에 테이프를 덧대어 더이상 핥지못하고 하고 계속 약물치료를 하던 어느날..

정말 시체썩은 냄세같은 심한 냄세가 나서 피 비린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심한게 느껴져

어제 병원에 데려갔습니다.

의사는 저번과 같은 약을 제조해줬고, 입원하라는 말도 없었기에 정식으로 한치수 더 큰 안테나를
구입하고 집으로 복귀햇습니다.

의사가 주라는 약도 1.5ml정확하게 재서 먹이고 모낭충증이 나서 염증난자리에 의사말대로

깨끗하게 국부적으로 씻기고 드라이로 완전하게 건조시키고

물약을 바르고 드라이로 완전하게 건조시키고

연고를 바르고 드라이로 완전하게 건조시키니 1시간넘게 걸리더군요

저녁까지 뛰놀진못했지만 옆에서 보채서 식빵도 주고 사료도 물에 뿔려 잘먹였습니다.

새벽 5시경 일어나 다시 약을 발라주려고 보니 숨을 정말 힘겹게 쉬어

또 다시 24시간하는 애니멀하우스에 달려갔습니다. 당직의사가 있었고

탈수증으로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며 너무말라 링겔꽂을 자리를 찾지못하다고 어불성설하며

가망없어보이는데 이제 그만아프라고 안락사를 권하길래, 무슨 헛소리를 하냐고 아직 숨을 쉬고있는데

어떻게든 찾아서 꽂으라고 다그치고 눈감고 잠든걸 보고 집으로 복귀하였습니다.

8시쯤 전화가 오더군요 죽었다고요. 무슨소리냐고 죽었답니다.

강아지를 말티즈부터 말라뮤트 허스키 코카스페니얼 시츄 골든리트리버 닥스훈트까지 안키워본 견종이

없는 저로써는 사상충도 폐혈증도 아닌 피부병으로 죽는다는건 듣도 경험하지도 못한 것이었습니다.

의사가 출근한다는 9시경에 맞춰 병원에 갔습니다.

야간에 진료했던의사가 오더니 상황을 설명주길래, 담당의사를 불러오라하여, 따져물었습니다.

죽을수있을 정도로 위중했다면 어제 데리고왔을때 입원을 시켰어야 되는게 아니냐고,

1차진료기록이 모낭충증인데 심한 냄세와 전신으로 퍼진상태를

봤다면 정상적인 의사면 피검사로 기생충을 검사했어야 하는게 아니냐  따지자,

의사가 밥먹으러갔고 기다렸다가 면담후 가랬는데 우리가 계산하고 갔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댑니다. 사실 제가 데려간게 아니라 장모님이 데려갔었는데

누루한차림의 장모님을 메이드로 생각했었나봅니다. 아내가 우리엄마라고 설명드리고 그런얘기는

하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하니, 장모님이 그냥 소독만 해달라고 해서 그랬답니다. 위중하다고 생각되면

원하지않아도 상황을 설명하고 입원을 권유해야되는게 아니냐 묻자, 서로 영어로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핑계대며 얼굴 하애져서 횡설수설합니다.

누구 책임을 전가하고자 하는게 아니지만 참 속상합니다.

결국 검은 봉지에 담겨 냉동실에 올려져있는 눈감고 갈때까지 아파했을 이를악문 표정으로 누워있는

샘을 보고있자니 모든게 제가 잘 보살피지 못한거 같아 뜨거운 눈물이 납니다.

지금이순간도 온 가족도 이웃들도 샘이 저세상에 갔다는 걸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벽에 위중해 보여 병원에 데려갈때만해도 다른 아이를 따라 쇼파로 뛰어오르려던 그아이의

모습이 아직 눈에 선합니다.

놓아주기까지엔 시간이 걸리겠지만 글로나마 샘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샘아

그곳에서라도 더이상 아프지말고 행복하게 살길바란다




-못난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