왁자지껄 문이 열리고
서너살 먹은 꼬맹이 하나 들어오더니
이어 갓난 아이를 안은 걸과
만삭이 된 걸이 들어온다..

애교스럽게 생긴 애나,
24세..
5살, 3살 그리고 갓난 아이
세 아이의 엄마..
아이들 아빠는 각각 다른 코리안 어학연수생..

청순하게 보이는 킴,
20세..
다음달 출산예정..
아이 아빠는 역시 코리안 어학연수생..

이들의 직업은 피싱..
이른바 펌뿌걸..
(누가 누구를 피싱하는가?)

아이들 우유값도 없으면서
한국에 돌아간 남친들이
혹시라도 연락할까봐
카카오톡을 위해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애나는
생활고에 지쳐있을 법도 한데
웃음이 얼굴에서 떠나지 않는다..
흐믓한 표정으로 만삭인 자신의 배를 어루만지는
킴 또한
쉴 새 없이 종알거리며 웃는다..
자신들의 처지에 대해
후회도 미련도 없는
아, 해피걸즈..

펌뿌가 문을 닫은 것도 그렇거니와
아이들 때문에라도
당분간 직업전선에 나설 수 없는
그네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노마진으로 폰을 주는 것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