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에 도네이션 하는 것만큼 멍청한 짓은 없다 1 (국제원조 사회경제학적 분석)
"필리피노들은 고마운 줄을 모른다"
"그들은 주면 줄수록 더 바라기만 한다"
"그래도 인도적인 차원에서 도와줘야 한다"
도네이션에 관한 설전들이 한국의 각종 커뮤니티에서 하이엔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필리핀에 있지 않지만 필리핀에 있을 당시 직업상 필리핀 고위관료들과 많이 어울렸던 경험과 제가 공부했던 세계경제 및 역사에 기반하여 국제원조에 대한 제 의견을 포괄적으로 써볼까 합니다.
지금 전 세계에서 필리핀에 들어가는 돈이 수 빌리언 달러가 넘어가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5 밀리언 달러를 지원했다고 하는데요. 많은 분들이 '그 돈이면 한국에 굶는 아이들이나 불쌍한 사람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런 논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4대강을 안하면 모든 국민이 김밥을 4줄씩 먹을 수 있다'고 외치던 시위대의 구호가 생각납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면야 당장 국민에게 김밥 4줄을 돌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4대강을 건설함으로 인하여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무시하는 것이 되는 겁니다.(결국 그 효과가 정말 미진하긴 했지만)
그러니까 이 문제는 조삼모사처럼 대할 수는 없는 것이죠. 이른바 기대효과라는 것. 후에 필리핀 경제가 좋아져서 한국에 좋은 이미지를 갖고 한국과 많은 교류협력을 한다면 그것은 현재 들어가는 구호금에 비해서 더 큰 경제효과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 한 나라에서 경상이전수지(국제원조 등)가 차지하는 비율은 저조한데 비하여, 외교적 혹은 사회적 효과가 미치는 경제적 영향력이 무역수지에서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은 무시할 수 없죠. 그러니까 삼성 혹은 정부는 그러한 것들을 고려해서 보여주기 식으로라도 국제원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기부금은 세금에서도 감면해주니 일석이조겠죠.
그러나 저는 지금 왜 이러한 국제원조가 오히려 그 국가를 좀 먹느냐에 대해서 말하려 합니다. 이른바 제 3 세계들, 즉 2차 세계 대전 이후에 식민지 국가들이 독립을 하게 되면서 어떠한 근대화를 추구했고 그 결과가 이 세계에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가난한 나라에게 한 번씩 들어오는 구호물자는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가져옵니다. 한국의 전후시기를 떠올려봅시다. 당시 고위관료직이나 조금이라도 눈치가 빠른 장사치들이 가장 눈독을 들였던 것은 서방세계에서 들어오는 구호물품과 미군보급품들이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빼돌리고 훔쳐서 그야말로 '인 마이 포켓' 하는 것이 당시 폐허가 된 한국경제에 유일하게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제일제당(삼성의 전신)의 이병철을 들 수 있겠는데요. 미군의 설탕을 빼와 시중에 판매한 일화는 유명하죠?
부정부패와 온갖 사기행위가 판을 치던 전후시기. 그들을 지켜줄 법도 규율도 없는 정글. 그저 사기치고, 뒷통수치고... 해서 모은 돈으로 허세부리고 과소비하고. 저는 역사사회학에 동의하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이 전쟁의 기억과 전후 정글사회의 근대화가 아직까지도 사람들의 멘탈리티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개판이 얼마나 답답했는지 한국 또한 제3세계 근대화에 빠질 수 없는 쿠데타가 일어납니다. 세계사를 공부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쿠데타는 제3세계들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2차 대전 이후 급격한 근대화 절차를 밟으면서 소수의 기득권자들이 국가의 경제권과 정치권력을 독점하려는 야욕들 그리고 그들에게 사병화 되는 한 나라의 군대. 한국도 같은 과정을 겪게 됩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박정희 대통령은 국가운영의 묘는 있었습니다. 이른바 근대화되지 않은 나라에서 서구와 같은 민주주의는 자리잡을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는 일단 몇 개 산업에 집중투자하여 빨리 경제발전을 이룩해야 겠다고 판단합니다. 중간중간 새어나오는 이런저런 불만들을 다 받아들일 수는 없었고, 북한과의 통일이나 협력같은 헛소리들은 사회에서 지워버려야 했죠.
* 참고로 많은 사람들이 한국 근현대사 발전이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으로만 이루어졌다는 영웅사관을 가지고 계시는데 일베 같은 거 그만 보시고 세계경제사 관련된 책 한 권만이라도 읽으시길 강권합니다. 요약하면 유럽에서 자본주의화가 진행되며 오는 임금상승(인플레)과 더불어 각종 노동집약 산업들이 아시아로 이전하게 되고, 일본에 이어 한국이 그 경공업 흐름을 받아들이게 되면서 초기 발전 동력을 삼죠. 후에 중공업으로의 이전과 현재까지. 나중에 기회가 되면 한 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그러한 발전의 과정 끝에 한국은 제3세계의 승리를 이루어냅니다.(저는 현재 제3세계에서 불고 있는 Kpop등 한류의 원인 또한 이러한 역사적 멘탈리티에서 오는 카타르시스, 즉 대리만족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물론 거기에는 수많은 똥이 남아버렸죠. 경제는 발전했을지언정 우리 사회 사람들은 아직도 전후세대에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법과 규칙 대신에 얼렁뚱땅과 좋게좋게 문화가 판을 치게되고,
목적없는 경쟁과 암기식 교육 그리고 개성없는 기계부품이 양산되었으며,
명품과 학벌, 성형, 외제차로 점철된 허영의식들이 자리잡고,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빈틈을 찾아 사기쳐먹으려는 시도들이 횡행하고,
나만 잘 살면 되는다는 생각, 집단 이기주의가 팽배해졌으며,
어린 학생들이 돈에 몸을 팔고, 매춘이 만연해버렸죠.
그래도 우리나라가 이제 G20의 경제대국이고, 삼성도 있고, 이렇게 필리핀처럼 가난한 나라도 도와주지 않느냐? 고 반문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 반문 자체가 이미 경제 이데올로기에 매몰되어버린 기계적인간을 보는 것 같아 슬픔을 감출 수 가 없습니다. 자신의 행복보다 국가나 한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 하는 역사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이 등장해버린 거죠.
한국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네요. 그래도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지 이미 캐치 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한 번 쉬었다가 2부에서 이어서 전개 해보겠습니다.
AI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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