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인이 필리핀에서 진 도박 빚을 갚으려 한국까지 수차례 빈집털이를 왔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지난해 1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시내의 CCTV가 없는 복도식 아파트를 물색하며 21차례에 걸쳐 1억 6천여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로 김모(52) 씨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29일 양천구 목동의 한 아파트에서 현금 220여만원을 훔쳐 달아나다 현관에서 집주인 아들 이모(16) 군을 마주쳐, 부엌칼로 위협하고 화장실에 가둔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는 복도식 아파트의 맨 끝 집에서, 초인종을 눌러 빈집인 것이 확인되면 절단기로 방범창을 뜯고 들어가 범행을 저질렀다.

조사결과, 김씨는 필리핀에서 진 도박 빚 5천여만원을 갚기 위해, 1년여동안 한국을 7차례 들어와 이 같은 범행을 벌였다. 김씨는 6일 오후 6시 30분께 오후 9시 필리핀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서울 동대문구 소재의 은신처를 나서던 중 체포됐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한국 국적자”라며 “필리핀에는 한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유통업을 하는 부인이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관계자는 “김씨는 강도상해 혐의로 6년형을 살고 2005년 만기출소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