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는 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스위스 비밀계좌에서 2900만 달러가 넘는 은닉 재산을 회수했으며 또 다른 숨겨진 재산에 대한 수색 작업이 마르코스가 축출된 지 2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 관리가 12일 밝혔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은닉자산 회수를 담당하고 있는 좋은 정부를 위한 대통령위원회의 안드레스 바우티스타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지난주 7억1200만 달러가 넘는 마르코스의 스위스 비밀계좌 가운데 2900만 달러를 회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7억1200만 달러에 달하는 마르코스 비밀계좌 내역을 확보했다고 덧붙였다.

바우티스타는 필리핀 정부가 싱가포르 법정에서 수년에 걸친 소송 끝에 마르코스 은닉재산에 대한 소유권을 인정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르코스가 20년에 걸친 통치 기간 중 모은 50억∼100억 달러의 재산 중 40억 달러 이상을 회수했다고 덧붙였다.

바우티스타는 지난달 필리핀 정부가 최소 11억 달러의 재산을 추가로 환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었다.

필리핀 대법원은 지난 2003년 마르코스가 1965년부터 1986년까지의 재임 중 합법적으로 받은 30만400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재산들은 불법 축재한 것이라고 판결했었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따라 마르코스의 불법 재산 환수를 위해 200건이 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부정 축재한 재산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처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마르코스는 1989년 망명 중이던 하와이에서 사망했다.

바우티스타는 그러나 마르코스의 부인 이멜다와 3자녀가 마르코스의 불법 재산으로 살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