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수색한 지 4일째다. 말레이시아와 베트남 영해 경계에서 확인된 여객기 신호 감지에 따라 해역을 중심으로 수색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온갖 설이 난무하고 있다. ‘바다’와 ‘실종’을 연결지어 ‘버뮤다 삼각지대’ 설까지 등장했다.

◆말레이시아 의원 ‘버뮤다 삼각지대’ 발언 논란

버뮤다 삼각지대는 버뮤다 제도를 정점으로, 미국 남동쪽 끝에 있는 플로리다주(州)와 푸에르토리코를 잇는 선을 밑변으로 하는 삼각형의 해역을 말한다. 이 해역에는 배는 물론, 비행기도 실종돼 일명 ‘마(魔)의 바다’라 불린다. 지난 1609년부터 현재까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사라진 공식적인 기록은 배 17척, 비행기 15대다.

‘말레이이아 항공 여객기’가 실종된 지 3일째 되던 10일 말레이시아 야당 국회의원 모하마드 니자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베트남 해상에 버뮤다삼각지대가 있다. 이곳에 들어가면 어떤 교신장치도 통하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아직까지 버뮤다 삼각지대에서 발생한 실종 사건에서조차 정확한 원인규명을 하지 못한 상태다. 버뮤다 삼각지대는 북대서양에 존재하고,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해역은 남중국해다. 항로를 따라 정기적으로 항공하던 여객기가 어느 날 갑자기 ‘제2의 버뮤다 삼각지대’가 등장해 여객기를 삼켰다는 것으로 해석돼 일각에선 비과학적인 발언을 삼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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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띠? 실종기와 무관… 문짝 물체 발견? 추정으로만

사고가 발생한 지난 8일 베트남 교통부 차관은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를 수색하던 중 “베트남 남부 토쭈섬과 까마우에서 각각 150㎞, 190㎞ 떨어진 해역에서 수상한 유막(油膜)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자루딘 압둘 라만 마레이시아 민항국장은 10일 “기름띠는 유조선에서 통상적으로 나오는 기름”이라고 설명해 말레이시아 항공 실종기와는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에는 베트남 수색구조통제본부가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문짝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남부해역에서 발견됨에 따라 일제 수색했지만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사고기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자 전문가들과 수사 관계자들은 “3만 5천피트(1만 670m) 상공에서 공중 폭발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공중 분해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위조도난여권 탑승자 신상 조사 중

이밖에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의 탑승객 중 테러리스트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에 말레이시아 당국은 승객 4명이 위조여권을 사용했고, 이중 2명은 2년 전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인의 도난된 여권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도난여권을 사용한 2명도 테러리스트라고 단정지을 순 없다.

11일 칼리드 아부 바카르 말레이시아 경찰청장은 1명의 신원에 대해 “도난여권 사용자 1명은 말레이시아인이 아니다. 어느 나라 출신인지는 아직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2명의 입국 기록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현재 조사 중”이라며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중국 신장(新疆) 지구 출신은 아니다”고 밝혔다.

◆테러 주장 무장단체 등장… “아직 테러로 보고 있지 않다

또 여객기 테러를 주장한 중국 무장단체 ‘중국순교자여단(中國烈士旅)’에 대해서는 “아직 항공기 실종을 테러 관련 사건으로 분류하지 않았다”며 지나친 추측은 자제할 것으로 당부했다. 앞서 해당 무장단체는 무슬림을 박해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위구르족을 진압한 중국 정부에 대한 보복성 테러을 했다고 주장하며 위협을 가했다.

한편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MH370)가 지난 8일(현지시각)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으로 가던 중 이륙 2시간 만에 실종돼 여객기는 물론 탑승객 전원 239명이 실종됐다. 현재 말레이시아 당국은 실종된 인근을 중심으로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중국, 미국 등 9개국과 함께 실종 여객기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