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최근 자국의 해경이 영유권 갈등 지역에서 필리핀 선박을 쫓아낸 것을 미국정부가 '도발행위'라고 비난한 데 대해 "지역의 평화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반발했다.

14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친강(秦剛)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기자와의 문답'에서 "미국은 중국이 '런아이자오(仁愛礁·필리핀명 아융인)에 접근하던 필리핀 선박을 쫓아낸 것을 도발행위라고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밝혔다.

중국은 최근 필리핀 선박 2척이 양국의 영유권 갈등지역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南沙群島>)에 있는 산호초 '아융인'에 접근하려 하자 이를 물리적으로 저지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중국의 조치는 도발적 행위로 지역긴장을 조성한다고 비난하고 필리핀이 1999년부터 '아융인'에 존재해온 만큼 필리핀의 현상유지를 위한 노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며 필리핀 입장을 두둔했다.

친 대변인은 "필리핀 선박은 1999년 이른바 '기술적 고장'을 구실로 내세워 런아이자오에 '좌초'했는데 당시 필리핀은 중국의 강력한 항의를 받고 이 선박을 끌고 가겠다고 명확하게 약속했다"며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선박을 가져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뿐 아니라 두 척의 선박을 보내 런아이자오로 건축자재를 운반하려 했다. 그 목적은 건축물을 세워 중국(영토)에 있는 산호초 위에 '필리핀의 존재'를 유지하는 데 있다"며 "필리핀 선박이 옮기려 했던 물품은 철근과 시멘트로 보급품이 아니었다. 철근이 먹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융인'에는 좌초된 선박을 지킨다는 명분으로 필리핀 해병대원이 상주하고 있다. 

친 대변인은 "필리핀의 행동은 중국권익을 침해한 것으로 명백한 도발"이라고 비난하고 미국에 대해서도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은 태도로 비당사국 신분과 부합하지 않고 (영토)갈등 문제에서 (한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이라며 "동남아 평화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며 종국에는 미국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