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필리핀으로 향하던 에어라인의 여객기가 이륙 10분 만에 엔진 이상으로 긴급 회항했고, 이후 수차례 착륙에 실패하며 인천공항 주변을 선회하다 극적으로 착륙에 성공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16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에어라인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후 9시44분께 승객 172명을 태우고 인천공항을 이륙해 필리핀 칼리보로 가던 PR 491편 항공기(에어버스 A320)가 출발 2시간여 만에 인천공항에 비상착륙했다.

이 항공기는 출발 10분여 만에 오른쪽 날개 엔진에서 수차례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붉은 불꽃 등이 튀고 기체가 요동치자, 곧바로 인천공항으로 기수를 돌려 착륙을 시도했다.

하지만, 바퀴가 기체 밖으로 내려오지 않는 등 랜딩기어(항공기 이착륙 장치) 이상 등으로 인해 4~5차례 착륙을 시도했지만, 실패하며 인천공항 주변을 1시간여 넘게 맴돌았다. 결국, 이륙 1시간 40분이 지난 11시21분께 착륙에 성공했다.

인천공항 측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소방차와 구급차 등 구급대가 출동했지만, 다행히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 탑승객은 “이륙 후 몇 분도 채 지나지 않아 ‘쾅’하는 소리가 났고, 곧 방송에서 다시 인천공항으로 되돌아간다고 했다. 하지만, 착륙에 계속 실패해 승객 모두가 공포에 떨었다”면서 “특히 마지막 착륙 시도에 앞서 승객들의 위치를 옮기고 일부 어린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당시 상황이 아찔했다”고 전했다.

탑승자들은 이날 송도국제도시에 호텔 등으로 이동한 뒤 항공사 측과 보상 문제 등을 협의했으며, 이튿날 오전 7시50분께 대체 항공편을 타고 출국했다.

정확한 사고원인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 항공기가 애초 8시50분 이륙 예정이었지만 기체 문제 등으로 지연돼 50여 분 늦게 이륙한 만큼 기체 이상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같은 기종인 A320은 지난 13일 미국 필라델피아 국제공항에서 US 에어웨이의 A320 비행기가 이륙 중 랜딩기어에 문제가 발생하며 앞타이어가 터져 활주로 바닥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에어라인 관계자는 “기체 엔진에 새가 빨려 들어가는 ‘버드 스트라이크’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 사고 발생 경위와 사고 원인 등에 대해 항공 당국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