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때나마 필리핀 세부에서 일을 하면서 지냈었기에

가끔 필고에서 눈팅만 하고 있는데..

자유게시판이 완전 혐필(?)사이트화 되어버려서

혐필 vs 친필 글 외에 다른 즐거운 글이 별로 없네요..


저는 지금 외국에서 일을 하고 있고..

현장에는 많은 수의 외국인들이 있고

그중 10% 정도되는 150여명의 필리핀 친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제가 있는 사무실에는 절반이 필리핀 사람이네요.. 여직원3, 남직원1


그래서 필리핀을 떠난 이후에도 항상 필리핀 사람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필리핀 거주기간 포함해서 거의 6년을 필리핀 사람들과

이야기 하면서 지냈네요..


이런 쓰잘때기 없는 이야기를 꺼낸건..

제가 필리핀 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헛소리 한다고 하실까봐..

한번 꺼내어 봤습니다

어떤 분들에겐 짧아 보이겠지만

그들을 알기에 부족한 시간은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필리핀 사람들 보면 참 답답하고 짜증날 때가 가끔 있기는 있습니다..

물욕이 상당해서..

만약에 사무실 식구들 먹으려고 과자 10봉지를 사왔다고 하면

한 8봉지 먹고 한봉지씩 챙겨서 가려는 애들도 있고 그러합니다..

처음엔 '이거 뭐 거지ㅅㄲ들도 아니고 그냥 놔뒀다 내일 같이 먹지..'

라고 생각했는데..

태어나서 20~30년 넘게 풍요롭게 살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물욕이 생기는게 당연한거지.. 라고 마음을 고쳐먹고

그런거에 신경쓰지 않으니

아침마다 본인들이 만든 간식도 가져와서 나눠주고

돈보다 더 귀중한 정성과 시간으로 보답하더라구요..


그리고 저도 처음에 그랬었던 적이 있었는데

필리핀 사람들이 불친절하고 한국사람들 등쳐먹으려고 한다는 느낌..

혹시..

나는 한국사람들이니까 너희와는 달라

그러니까 난 대접받아야해..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계시지 않으신가요??

여기서 원숭이 운운 하시는 분들은 당연히 그런걸로 보이시는데요..

제가 있는 곳도 그러하고

필리핀도 그러하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라 외국입니다..

외국인으로서 조금 조심하고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산다면

그때도 필리핀 사람들이 예의없고 등쳐먹는 것처럼 보일까요..

필리핀 사람들이 한국사람을 싫어한다고 하지말고

오만불손한 당신을 싫어한다고 말씀하세요..


한국에서도 반미열풍이 한창일 때도.. 지금 같이 호주가 인지도 점점 떨어져도

한국에 관심 가지고 한국을 사랑하는

샘 헤밍턴, 로버트 할리 같은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에게 사랑받지요

왜?

한국에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고

겸손하고 항상 조심하니까요..


지금은 시간 지난 이야기지만

오쵸오쵸가 그래도 아직 잊혀지지 않은 시절에

같이 오쵸오쵸 춤도 추고

동네 마실 다니다가 술한잔 걸치고 있던 아저씨들 사이에 껴서

탄두아이 한잔 마시고 웃고 즐기고

축제 참가해서 야외 디스코장에서 수백명이서 춤도 추고



한국에서 그런일 당했으면 그냥 넘어갔을 일을

필리핀 사람이 그랬다고 화가 난다면

필리핀에서 살 이유가 있을까요?

짧은 인생 즐겁게 살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필리핀에서 외국인은 대접 많이 해주는 편이잖습니까..

물론 일반적인 상황에서..

적절히 외국인으로서의 장점은 누리고

그 혜택을 권리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항상 고마워 하고 감사하게 살아간다면

필리핀에서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30중반에는 필리핀에서 뭔가 시작하고 싶어서

열심히 여기서 고생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2천만원만.. 하다가

5천만원.. 1억..

자꾸 겁나서 가지는 못하고.. 선을 자꾸만 뒤로 긋게 되네요..

언젠가 제가 필리핀 갈 때

필리핀에서 한국의 인지도가 조금 더 좋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