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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정부가 미국과 체결한 새 방위협정이 필리핀 상원의 거센 반발을 부르는 등 적잖은 파장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필리핀의 GMA방송 등은 미리암 산티아고 필리핀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이 양국의 방위협력확대협정에 중국과의 충돌 발생 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내용도 담겨 있지 않다며 필리핀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산티아고 위원장은 또 미국을 겨냥해 필리핀을 '위성국가'로 대우하면서 중국과 선린관계를 유지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시아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지난 28일 필리핀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남중국해 분쟁상대국인 중국 정부를 의식해 미국과 필리핀의 방위협력확대협정이 중국을 대적하거나 억누르려는 게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현지 매체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필리핀 방문 환영 만찬 석상에서 필리핀에 대한 안보공약을 재확인했지만 원칙론에 그친데다 중국에 대한 경고 신호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산티아고 위원장은 또 아키노 대통령이 방위협력확대협정 체결에 앞서 상원과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산티아고 위원장은 특히 필리핀 정부가 미국 측과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 관련 문건을 체결 사흘 뒤에야 상원에 전달하겠다는 입장만 통보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이에 앞서 상원 의원 3명도 이번 협정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좌파 정당 바얀무나는 이번 협정이 "명백한 위헌"이라며 대법원에 위헌 소송을 낼 계획임을 공개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바얀무나당은 이번 협정 체결을 계기로 미군기지가 필리핀에 다시 진출할 수 있게 됐다고 소송 배경을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