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모링가(moringa) 나무. 필리핀 현지에서는 "마룽가이"로 불린다.

필리핀에는 한국의 ‘감초’처럼 병이든 상처에든 어디에나 쓰이는 식물이 있다. 필리핀에서 ‘마룽가이’라고 불리는 콩과 식물 모링가(moringa)다.
모링가는 생장속도가 빨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을뿐더러 그 잎은 균이나 박테리아에 강하고 지혈 효과가 뛰어나 현지에서 천연 반창고로 요긴하게 쓰인다.
또한 모링가는 열매부터 나무줄기까지 전체를 쓸 수 있어 집집마다 한 두어 그루씩은 키우고 있을 정도로 필리핀에서는 친숙한 식물이다.
현지인들은 외용 외에 식용으로도 섭취하고 있다. 모링가 잎을 가루 내어 차(茶)로 마시거나 잎을 뜯어 국에 넣거나 가루로 낸 뒤 음식위에 뿌려먹기도 한다. 빵이나 밥을 지을 때도 넣을 만큼 필리핀 음식들과 궁합이 좋아 자주 사용한다.
아카시아와 흡사한 겉모습에 어디에서나 찾을 수 있어 평범하게 느껴지지만 그 속엔 실로 놀라울 정도의 영양소가 들어있다. 실제로 모링가는 세계 각국에서 ‘녹색의 우유’, ‘기적의 나무’라고 불리고 있는데 다른 식물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링가는 다른 식물들과 동일한 양을 비교했을 때 오렌지 7배의 비타민C, 바나나 3배의 포타슘, 당근 4배의 비타민A, 시금치 3배의 철 뿐만 아니라 식물이면서도 우유에 비해 4배나 많은 칼슘과 다량의 아미노산과 항산화요소 등 90여가지 이상의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3일 필리핀 남부지역의 한 가정에서 모링가 가루를 준비한 모습이다. 모링가는 잎을 가루 내어 차(茶)로 마시거나 잎을 뜯어 국에 넣거나 음식위에 뿌려먹기도 한다./아시아뉴스통신=김동균 기자


뛰어난 영양소 함유량를 지닌 만큼 모링가의 효능 역시 다른 식물에선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하고 그 범위가 넓다.
300여가지의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알려진 모링가는 식물 중에서 포타슘 함량이 가장 높다. 이러한 높은 포타슘과 마그네슘, 아연과 비타민E의 연계작용은 혈압을 낮추는데 우수하다.
더욱이 최근 모링가는 강력한 항노화효과로 주목받고 있고 올레인산을 포함한 46가지 이상의 항산화성분들과 캐롯오일의 4배에 이르는 콜라겐은 다른 방법으로는 섭취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풍부한 칼슘과 철은 뼈를 강화시키며 현미나 귀리와 비교했을 때 2배 이상 함유한 식이섬유는 정상적 배변활동에 도움을 준다.
헤라(HERA), 슈에무라(shuuemura) 등 국내외 유수의 화장품 브랜드 역시 모링가의 정화성분을 이용해 클렌징 타입의 화장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보습과 항산화 라인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 국내에서도 모링가의 효능에 주목하여 환 또는 분말 형태로 수입하고 있으나 특유의 맛과 국내 식단에 쉽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탓에 아직 수요는 미미하다.


(아시아통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