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청은 한국인 관련 수사를 전담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늘려 한국인 안전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지난 9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을 방문한 필리핀 경찰청 납치전담수사국장 굼반 레나토 총경(54)은 기자들과 만나 "세부와 보라카이 등 관광지를 비롯해 팡가시난과 메트로마닐라 시티 등지에 코리안 데스크 10곳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리안 데스크는 필리핀 내 한국인 대상 범죄가 기승을 부림에 따라 필리핀 경찰이 우리 경찰과 공조해 한국인 관련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작년 말 기준으로 필리핀엔 한국 교민 10만명이 살고 있으며 매년 한국인 관광객 100만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현지 치안상황은 불안한 상태다. 작년엔 12명이 숨졌고 올해도 이번 달까지 8명이 목숨을 잃었다. 대표적으로는 지난 3월에 필리핀 수도 마닐라 시내에서 택시를 타다 납치된 여대생이 36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사례를 꼽을 수 있다. 이날 경찰청에 방문한 굼반 총경은 여대생 납치ㆍ살해사건의 필리핀 용의자를 체포한 인물로 필리핀 경찰청에서 29년간 일해온 ‘수사통’이다. 

그는 "코리안 데스크가 신설된 지역에는 한국어 실력을 갖춘 전담 경찰관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필리핀 경찰뿐만 아니라 한국 경찰의 증원을 한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이강성 경찰청 외사국 국제협력계장은 "경찰 주재관 증원은 외교부, 안전행정부 등과 협의할 것"이라며 "코리안 데스크에 차량 유지비, 수사비 등 예산지원이 절실해 기획재정부도 내년도 예산 편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굼반 총경 등 외국인 경찰 16명은 경찰청의 외국 경찰관 초청연수 프로그램으로 이날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오는 18일까지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ㆍ서울지방경찰청 112종합상황실을 견학하고 순천향대학교 법과학 대학원에서 DNA 증거분석 강의를 듣는 등 한국의 치안시스템을 경험하게 된다. 

(MK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