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는 21일 필리핀인 건설노동자가 리비아 민병대에 납치돼 목이 잘렸다고 밝혔다. 최근 다시 폭력사태가 잇따르고 있는 리비아에서 필리핀이 희생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필리핀 외무부 찰스 조세 대변인은 필리핀인 노동자가 지난 15일 납치돼 살해됐으며 그의 부패한 시신이 리비아 2대 도시 벵가지 한 병원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조세 대변인은 "필리핀인 노동자가 탄 차량이 검문소에서 저지됐다. 차 안에는 리비아인과 파키스탄인, 필리핀인 등 3명이 있었으며 필리핀인이 무슬림이 아니란 이유로 선택됐다"고 말했다.

납치자들은 애초 이 노동자가 속한 업체에 16만 달러의 몸값을 요구했으며 이들이 몸값을 협상할 때에는 이미 노동자는 죽어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세 대변인이 말했다. 납치자들은 20일 전화를 걸어 벵가지 병원을 가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 리비아의 폭력 급증과 무법 상태, 주요 공항 폐쇄 등으로 이곳에 있는 필리핀인 1만3000여 명을 집단으로 대피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