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더 커진 화면의 아이폰6와 스마트 손목시계인 '애플워치'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가뜩이나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라 실적 저조가 예상된 가운데 삼성전자가 이 같은 악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1일 업계 및 증권가의 분석에 따르면 애플의 아이폰6 및 아이폰6 플러스 출시로 그동안 대화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 체제는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삼성전자는 그간 4.5인치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지배력을 보였으나 애플이 기존과 달리 4.7인치와 5.5인치 모델을 출시하면서 이 같은 독주체제에 타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 연구원은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연간 3000만대 정도의 판매량(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의 약 10%)을 기록했으나 아이폰6가 본격적인 대면적 스마트폰 경쟁에 뛰어든 이상 이 정도 판매량을 유지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지배력 약화와 더불어 새로운 아이폰은 전작 대비 20% 가량 많이 팔릴 것"이라며 "4분기 신형 아이폰 판매량은 56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인치 이상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늘어난 수치다. 이중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4%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애플의 아이폰6 출시와 더불어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전망은 갈수록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5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는 스마트폰 출하량은 8200만대에 달해 전분기 보다 11% 증가하겠으나 갤럭시S5 등 최고급 모델의 감소로 평균판매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의 타격은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그동안 삼성전자에 부품을 공급하던 계열사들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부진은 부품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보이며 (삼성디스플레이) AMOLED 사업부는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LG의 부품소재 계열사들은 아이폰6 출시에 대한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아이폰6로 인해 LG전자의 타격도 예상되지만 이보다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부품 소재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이 더 부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6 및 애플워치에 패널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6의 카메라 모듈은 LG이노텍, 배터리는 LG화학과 삼성SDI가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폰6용 모바일D램을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용 패널 출하량이 각각 3410만대, 1620만대로 지난해 하반기 아이폰5와 아이폰5C 패널 출하량(2250만대)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개선폭이 가파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