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처음 필리핀 땅을 처음 밟았을때 사전답사란 명목하에 낮에는 볼일보러 다녔고
밤이면 술한잔 해야 한다며 주로 양주를 마실수 있는 그런 술집을 다녔드랬습니다.

뭐 그땐 필리핀에 대해 전혀 아는바가 없을때였으니까 술이면 다 똑같은줄 알았지요.
그런데 아침이면 왜 그리도 머리가 아픈지 술을 많이 마셔서 그랬겠지 하면서 생각했는데

필리핀 생활을 오랫동안 하면서 깨달았지요. 과거 필리핀에 사전답사 올때마다 마셨던
양주가 대부분 가짜 양주였다는 것을 말이죠. 많은분들께서 그러시더군요.

필리핀에서 판매되는 양주 대부분이 가짜라고 저는 그 말에 동감하는쪽입니다.
이곳에 오래 거주하신 지인들께서는 필리핀에서 술을 마시려거든 독한 술은 데킬라를

마시라고 데킬라의 경우 가짜가 만들어질수 없다면서 데킬라를 권해주셨고 비싼 양주보다는
차라리 엠페라도 양주를 마시라고 하더군요. 가격대비 괜찮은 술 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말이 맞는것 같아요. 지금도 독한 술을 마시고 싶을때에는 데킬라, 아니면 엠페라도를
마시고 있습니다. 맥주 맛이야 제가 굳이 설명 드리지 않아도 필리핀에 산미구엘 맥주는

세계 3대 맥주에 들어갈 정도로 점평이 나 있기에 맥주 종류만 좀 이야기 해보려고 합니다.
산미구엘 회사에서 생산되는 맥주중에 남자들이 가장 많이 먹는 종류는 당연히 필슨이죠.

그리고 맥주 중에서도 독한 스트롱을 원하는 사람들은 레드호스를 마시구요. 여성분들은
살찐다고 산미구엘 라이트를 마시지요. 그런데 시골로 갈수록 한국의 보드카 종류와 비슷한

술인 지네브라 라는 술을 많이 마시더군요. 이 술은 많이 마실경우 눈이 멀어진다고 현지인들이
말을 합니다. 그래도 값이 저렴하고 빨리 취하니까 서민들의 술로는 지네브라 일면 진 이라고

하더군요. 이 술이 딱이죠. 시골사람들 중에서도 조금 형편이 나은 사람은 독한술로 레드호스
맥주를 마시지요. 시장에서 하루종일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주로 마시는 술도 역시 레드호스와

엠페라도 양주가 인기입니다. 상류층 사람들이야 서양사람들 흉내 내느라 고급 와인을 많이
마시고 그 다음으로는 맥주를 많이 마시지요. 산미구엘 맥주보다 조금 맛이 덜한 콜트-45 라는

맥주가 있는데 이 맥주도 가격이 저렴하고 독한맛에 서민들이 즐겨먹는 맥주중에 한가지입니다.
저는 이런저런 술을 조금씩은 다 마셔봤는데 산미구엘 맥주는 정말 맛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몆년전부터 술을 거의 안마시게 되었는데 어쩌다 한번 술을 마실때에는 맥주는 필슨1병,
독한술은 지네브라 소주컵으로 딱 두잔, 엠페라도는 소주잔으로 딱 한잔, 그 이상은 마시지 않습니다.

필리핀 사람들도 술을 곤드레 만드레 할정도로 마시진 않습니다. 항상 적당량을 마시지요.
가끔 시장 상인들의 경우 취기가 올라올때까지 마시는 경우가 있긴 하더라구요. 걸음걸이가

살짝 비틀거리는 정도, 그리곤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은 술을 취할때까지 마시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 한국인들의 음주 문화와는 많은 차이가 있더군요.

가장 정겨움을 느낄때에는 로컬동네 골목에서 엠페라도 한병 갖다놓고 돼지고기 꼬치 바베큐에
삼삼오오  모여앉아 이야기 하며 웃어가며 한잔씩 할때가 다들 행복해 보이더군요.

술 문화는 필리핀 사람들이 참 잘 배운것 같기도 합니다. 취하지 않게 마시는 것은 정말 좋은문화
같아요. 우리니라 사람들은 한번 시작했다 하면 막판에는 거의다 취해서리 곤드레 만드레인데..

오늘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오다보니 술 이야기가 하고 싶어서 한번 생각나는대로 적어봤습니다.
회원님들 모두 술은 항상 적당히 필리피노들 처럼 마시기 바랍니다. 과음은 절대 비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