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분이 급하게 집을 구한다고 해서 아는 브로커를 소개해줬습니다.

저도 종종 집을 부탁하는 브로커고 일처리가 빠르진 않아도 비교적 양심적인 사람이라 소개했고 그분도 타지에서 오셨기에 모르는 브로커에게 일명 눈탱이 맞는거 보단 나을거 같다 생각해서 오지랖을 떨었죠.

집을 보고 맘에 든다고 계약을 하겠다고 날짜와 시간을 정하고 헤어졌습니다.

집주인도 만나고 싶다기에 연락했구요.

사실 모든 과정에 저도 같이 있었지만 여기까지가 제가 좀 도와드린거고 나머진 자기들이 알아서 할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브로커도 아니도 단 1페소의 커미션도 받지도 받을 생각도 없는 그냥 한국인끼리 돕는게 좋지않냐 생각하는 오지랖 넓은 아줌마이니까요.

당일날 아침 부모님께서 계단을 내려오다 팔을 다치셔서 다음날로 계약날짜를 미루자시더군요.

당연히 그래야한다고 생각했고 브로커쪽에도 연락했어요. 

브로커에게 그집을 본 다른 사람도 맘에 들어하는데 그분이 확실히 하는지 묻는 문자가 왔길래 그런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날 저녁 다친 팔은 괜찮으신지 내일 약속시간과 장소 한번 더 알려드리는 것과 함께 혹시 집을 안하실거면 미리 말씀해달라고 다른 사람에게 말해줘야 한다고 문자를 보냈죠. 답은 없었습니다.

제가 너무 한국적 마인드였던걸까요? 답이 없는걸 안한단 의미로 받아 들였어야 했던걸까요?

 

약속 당일 아침도 문자를 드리고 저는 제 아이와 약속이 있어 집을 나왔습니다.

집주인은 정시에 와있고 브로커는 20분전에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고 문자가 오고 시간은 지나는데 그분은 나타나지 않고 저는 운전중인데 제게 계속 전화와 문자가 오고..

저 역시 그분에게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신호는 가지만 안 받더군요.

신호는 가는데 안 받으니까 슬슬 걱정까지 되더라구요. 혹시 무슨일이 생겨서 연락을 하지 못하는 피치못한 상황인지...

그래서 브로커에게 일단 집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오늘 하루만 기다려보자. 부모님까지 모시고 와서 약속을 하고 간 사람이고 본인이 어떤일을 하는지도 말했으니 믿어보자 해서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모처럼 아이와의 데이트인데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영화보는 내내 전화기 손에 쥐고 반은 정신이 거기 가있고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고 대체 제가 지금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더라구요.

 

결국 지금 이시간까지도 연락이 없습니다.

참 그날 스케쥴 다 캔슬하고 1시간 거리에서 와 아침부터 기다려준(비지니스를 크게해서 시간이 돈인 사람이라는데)필리핀 주인에게 부끄럽고 미안하고 다음에 한국사람한텐 집 안주겠단 말을 하는건 아닌지...

그로 인해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보는건 아닌지...

정말 챙피하고 속이 상해 여기 주절거려봅니다.

맘이 바뀌셨으면 그냥 문자라도 한통 주시지 그랬어요?

그럼 여러사람 마음고생 시간낭비 안해도 되잖아요.

사정이 있으시면 늦게라도 연락을 주시지 그랬어요?

그 1.2분도 허락치 못할만큼 바쁘신가요?

필리핀에 13년 사시면 그 마인드는 한국인이 아닌건가요? 

이 글 꼭 보셨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다른 분들께는 그러지 마세요.

저도 여기서 좀 살았습니다만 앞으로는 더이상 하고 싶지 않은 경험입니다.

같은 한국사람끼리 서로 마음고생 시키지 말고 삽시다. 제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