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선거에 나선 유력 여성 후보의 출마 자격을 놓고 선거관리위원회와 해당 후보간 법정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23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전체 회의를 열어 여성 상원의원 그레이스 포의 대선 후보 자격을 박탈하기로 결정했다.

포 의원이 '필리핀 10년 거주'라는 후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최근 선관위 분과위원회의 결정을 확정한 것이다.

그동안 포 의원은 기록상의 오류로 실제 필리핀에 머문 기간은 10년이 넘는다고 반박했다.

자신의 출마를 막으려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해온 포 의원은 대법원에 선관위 결정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내겠다고 밝혀 출마 자격을 둘러싼 법정 싸움이 벌어지게 됐다.

포 의원은 아기 때 교회에 버려져 유명 영화배우이자 2004년 대선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신 고(故) 페르난도 포에게 입양됐다. 

양부모의 인기에 힘입어 2013년 무소속으로 상원의원에 당선됐으며 한때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기도 했다.

내년 5월 치러지는 필리핀 대선의 유력 주자는 집권 자유당(LP) 후보인 마누엘 로하스 전 내무장관, 제조마르 비나이 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 등이다.

현지 여론조사업체인 펄스아시아가 지난 4∼11일 성인 1천800명을 상대로 벌인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비나이 부통령이 33%로 1위를 기록했고 다음으로 두테르테 시장(23%), 포 의원(21%), 로하스 전 장관(17%) 순이었다.

그레이스 포 필리핀 상원의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레이스 포 필리핀 상원의원(EPA=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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