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조만간 필리핀에 병력 배치…남중국해 中 견제 목적

중국과 영유권을 놓고 긴장이 조성된 남중국해의 필리핀에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조만간 병력을 배치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미군이 필리핀에 파병하는 것은 1991년 필리핀 의회에서 미군 주둔 연장안을 부결시킨 이듬해 미군이 철수한 뒤 25년 만에 처음입니다.

양국은 지난 19일 워싱턴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에서 필리핀의 공군기지 4곳과 육군 부대 1곳을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습니다.

이는 지난 2014년 양국이 체결한 방위협력확대협정에 따른 것입니다.

필립 골드버그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는 미군이 사용할 수 있는 5개 기지를 공개하면서 미군 배치는 "매우 빨리"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 기지에는 중국이 최근 군사장비를 대거 설치한 우디 섬과 가까운 팔라완 섬의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 기지가 포함됐습니다.

팔라완 섬의 공군기지는 미군 항공기들이 남중국해 분쟁지역 모든 곳에 긴급히 접근할 수 있고 정찰력이 강화된다는 점에서 전략적 기지로 평가됩니다.

필리핀은 또 수도 마닐라 북부의 바사 공군기지와 팔라얀의 포트 막사이사이, 민다나오의 룸비아 공군기지, 세부의 막탄-베니토 에부엔 공군기지도 개방하기로 했습니다.

룸비아 공군기지가 포함된 것은 수니파 무장조직인 IS와 관련한 양국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IS는 동남아에서 세력 확장을 위해 필리핀 이슬람 반군단체들이 활동한 민다나오 지역에 지부를 세우려 하는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애쉬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다음 달 필리핀을 방문해 미군 파병의 세부 계획을 확정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