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닐라에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행각을 벌인 조직원과 이들에게 대포폰을 공급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양동안경찰서는 사기 혐의로 필리핀 마닐라 콜센터 직원 은모씨(25) 등 2명을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들에게 대포폰을 공급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최모씨(32) 등 2명을 구속하고, 대전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홍모씨(31)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은씨 등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필리핀 마닐라에 콜센터 사무실을 차려놓고 내국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행으로 60여명에게서 2억2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은씨 등은 금융기관을 사칭한 전화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상품으로 바꿔주겠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했다. 이들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대포폰 공급 일당인 최씨 등에게 대당 45만원을 주고 구입한 대포폰을 범행에 활용했다. 또 '070' 번호로 시작되는 전화의 경우 잘 받지 않을 것을 우려해 서울시 금천구 소재 한 별정통신사에게 회선당 2000원을 주고 발신 번호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필리핀 내 한국인들이 이용하는 인터넷사이트에 구직광고를 내 연락해온 어학연수생 등에게 '고수입 보장'을 미끼로 범행에 가담시킨 후 도망가지 못하게 여권을 빼앗고 숙소생활을 강제하기도 했다 최씨 일당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은씨 일당과 국내 등지에 대포폰 약 700대를 공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구 등지에서 휴대전화 대리점 등을 운영하며 조직적으로 대포폰을 유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앞으로도 서민들에게 막대한 재산적 손실을 입히는 전화금융사기범들은 주범 뿐만 아니라 대포폰 공급업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검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sun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