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적자+정치 불확실성…연말 전망치 50.8페소 올 들어 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장 취약한 움직임을 보인 필리핀 페소화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27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필리핀의 대외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해외 자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데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계엄령을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도 높기 때문이다. 필리핀은 현재 대규모 무역적자 및 경상수지 적자를 겪고 있다. 지난 5월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3억200만달러로, 자료 조사가 시작된 1980년 이후 최대치다. 또 필리핀은 내년 경상수지 적자가 16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올해의 6억달러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필리핀의 정치 불확실성도 높아지는 추세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추종 반군 마우테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를 점령하자 계엄령을 선포했다. 그는 필리핀 헌법상 60일간의 계엄령 발동 기간 만료일이 돌아오자 민다나오 섬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IS 세력 근절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며 계엄령 연장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앞서 필리핀 대법원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가 합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필리핀 페소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페소 값의 연말 전망치 중간값은 달러대비 50.8페소로 집계됐다. 이 경우 페소 값은 현재보다 1.2% 하락하게 된다. 호주 투자은행(IB) 맥쿼리의 니잠 이드리스 채권 및 외환 부문 전략 책임자는 연말 달러/페소 환율로 52페소를 전망하고 있다. 현재 달러/페소 환율은 50.5307페소 선이다. 그는 "필리핀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환율에) 더 중요한 재료"라며 "불확실성이 높을 경우 경상수지라는 완충제마저 없다면 통화 가치는 이전보다 더 큰 충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즈의 미툴 코테차 아시아 외환 및 금리 전략 부문 책임자는 "지난 몇달 동안 페소에 대해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관점을 유지해 왔다"며 연말 달러/페소 전망치로 50.5페소를 제시했다. 필리핀 페소 가치는 올 들어 1.8% 하락해 홍콩달러화를 제외한 주요 아시아 통화 중에서는 유일하게 약세 통화가 됐다. 지역 통화 중에서는 올들어 한국 원화가 8% 오르면서 최고 강세 통화가 됐다. 태국 바트화가 7%, 인도 루피화가 5.5%, 말레이시아 링깃화가 4.7% 각각 평가절상됐고, 위안화도 3% 이상 강세를 보였다. 일본 엔화는 5.2% 절상 움직임을 보였으며, 싱가포르달러화가 6.4%, 뉴타이완달러가 7% 각각 올랐고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1.6% 강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