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스트웨스트은행 본입찰 25일 마감…'숏리스트' 국민·신한銀 대결 양상 필리핀 현지 은행인 '이스트웨스트은행(Eastwestbank)'이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눈 앞으로 다가 온 본입찰에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이 참여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한국을 방문한 필리핀 이스트웨스트은행 임원이 신한 측을 만나 이번 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져 최종 승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스트웨스트은행은 이날 지분 20%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마감한다. 앞서 지난 6일 예비입찰에서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일본 아오조라은행이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돼 국내에서 '리딩뱅크'를 두고 격돌 중인 두 은행의 자존심 대결이 필리핀에서 재현될 전망이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이번 지분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간 동남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지만 최근에는 현지 금융당국들이 경영권을 수반한 현지 은행 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지분 인수를 통한 간접적 방식으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필리핀은 인구 1억명이 넘어 은행업의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이지만, 인·허가 제약이 큰데다 수많은 섬나라로 구성된 탓에 국내 은행의 현지 법인 형태로는 진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들도 수도 마닐라 등에 지점을 개설했지만, 현지 은행에 대한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웨스트은행은 필리핀 부동산 재벌 필인베스트그룹(FDC)이 최대주주인 현지 10위권 은행이다. 신한은행으로서는 지분 인수 성공 시 기존의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인도 등에 더해 '동남아 벨트' 를 확장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비교적 글로벌 네트워크가 빈약한 국민은행은 필리핀 시장에 교두보를 확보하는 의미가 크다. 특히 윤종규 국민은행장은 2003년 부행장(CFO) 당시 인도네시아 BII은행 지분을 인수, 5년만에 매입가(700억원)의 5배가 넘는 3600억원에 되팔면서 해외은행 지분 투자에 대한 좋은 기억이 남아 있다. 다만 국내 은행간 경쟁이 주목받으면서 인수가격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스트웨스트은행 주가는 지분 매각 경쟁과 실적 호조가 맞물리면서 23일 현재 32.85PHP(페소, 약 726원)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본 아오조라 은행의 인수 가능성이 높지만, 이스트웨스트은행이 국내 은행간 경쟁이 치열한 점을 매각의 호재로 여기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