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군마현서 화산 분화…자위대원 1명 숨져 필리핀 마욘 화산서도 용암 700m·화산재 3km 상공까지 솟구쳐 환태평양 화산대, 일명 ‘불의 고리(Ring of fire)’에 속해 있는 일본과 필리핀에서 23일 화산이 폭발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NHK 및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9분경 일본 군마현 북서부에 위치한 구사쓰시라네산에서 분화가 발생, 인근 스키장에서 눈사태가 일어나 1명이 숨지고 80명이 대피했다. 또 화산과 함께 뿜어져 나온 돌멩이에 맞아 4명이 다치는 등 총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인근 지역에서 훈련 중이던 자위대원으로 총 8명이 눈사태에 휩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나가노현과 군마현 경계에 위치한 구라쓰시라네산은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불과 150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수도권 인기 관광지로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구라쓰시라네산에서 분화가 발생한 것은 1983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기상청은 분화가 일어난 모토시라네산 정상에서 반경 2㎞까지 자갈 등이 날라갈 수 있다며 주민들의 경계를 당부했다. 동시에 화산경계 레벨을 2에서 3으로 격상하고 산행금지 등 출입 통제 명령을 내렸다. 필리핀 중부에 위치한 마욘 화산도 이날 분화했다. 전날 밤부터 대규모 용암·화산재를 분출하는 등 분화 조짐을 보였던 마욘 화산은 이날 새벽 용암이 분화구 위 700m 상공까지 솟구쳤다. 화산재도 상공 3km까지 치솟아 올랐으며, 일부 주민들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고 묘사했다. 이날 마욘 화산의 분화는 폭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최근 화산 활동이 다시 시작된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로 기록됐다. 사상자 여부는 오전까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AP통신은 마욘 화산이 수 시간 또는 수일 내 대폭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필리핀 지진화산연구소는 마욘 화산에 대한 경보 수위를 ‘위험한 폭발 경향 증가’인 3단계에서 ‘위험한 폭발 임박’인 4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위험 지역은 분화구로부터 반경 8km으로 확대됐다. 1주일 넘게 이어진 화산 활동으로 현재까지 2만8000여의 주민이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위험 지역 확대에 따라 추가 대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마욘 화산은 지난 2013년에도 폭발한 적이 있다. 당시 외국인 등 등산객 5명이 숨졌으며 1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앞서 1814년에는 12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대참사가 발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