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집에서 12년간 일했던 필리핀 가사도우미의 입막음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MBC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는 해당 필리핀 가사도우미를 만나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13일 보도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 A씨는 “매일 대한항공 관련 뉴스를 보고 한밤중에도 자다 깨서 뉴스를 읽을 때도 있다”면서 “그 사람들(조 회장 일가)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 굉장한 힘을 가졌다”고 두려운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A씨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없다며 “기자가 너무 늦게 왔다. 대한항공에서 나를 찾아오기 전 먼저 왔더라면 모든 걸 이야기해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며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 이명희씨 등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스캔들이 터지자 대한항공 직원이 A씨를 찾아와 조 회장 집에 대한 무엇도 말하지 않기로 비밀유지 각서를 받아갔다는 것이다. A씨는 각서에 서명하는 조건으로 대가를 받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A씨는 “많은 사람들이 날 찾고 있다는 것을 안다. 내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측은 각서를 받은 뒤에도 A씨의 집 주변을 감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트레이트 취재진과 A씨가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대한항공 측 변호사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다시 한번 입을 막았다. 한편 대한항공에 가사도우미를 소개한 적 있는 필리핀 현지 인력송출업체는 처음에는 대한항공에 사람을 송출한 적 있다고 했다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번복하며 석연치않은 모습을 보였다. 또 대한항공 마닐라 지점장도 스트레이트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고 황급히 자리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