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화약고’ 남부 민다나오섬 일부 지역에 무슬림 자치정부가 들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가톨릭 국가 필리핀으로부터 분리 독립을 주장하며 이슬람 세력이 50년간 활동해온 이곳에 평화가 올지 주목된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6일 마닐라 대통령궁에서 자신이 서명한, 민다나오의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사모로 기본법’을 무라드 이브라힘 모로민족해방전선(MILF) 지도자에게 전달했다고 래플러 등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방사모로는 필리핀 내 무슬림 소수민족인 모로족을 일컫는 말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 법안이 방사모로의 자기결정권과 정체성을 위한 투쟁에서 시작된 오랜 갈등을 끝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법안은 지난달 상·하원을 통과했다. 연말 주민투표에서 자치정부 편입을 선택한 곳은 방사모로 정부 안에 들어가게 된다. 바실란, 타위타위 등 무슬림이 많은 섬 일부 지역이 이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본법에 따라 이 지역에는 무슬림 자치정부와 80석 규모의 의회가 들어선다. 재정권도 확대돼 지역에서 걷힌 세금의 75%가 자치정부에 돌아간다. 국가 세입의 5%도 할당받는다. 필리핀 최대 이슬람 무장조직인 MILF는 단계적으로 무장을 해제하고 분리 독립 활동을 멈추기로 했다. MILF 지도자 이브라힘은 “무슬림 정부가 생기고 무슬림에 공정한 기회가 돌아간다면 이곳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무슬림 인구가 많은 민다나오는 오랜 세월 분리 움직임이 거셌다. 1970년대 MILF 등 단체가 결성됐고, 50년 가까이 정부군과 전쟁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12만명이 사망하고 200만명이 고향을 떠났다. 섣부른 기대를 경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보 전문가인 필리핀대 로멜 반라오이 교수는 “이 법은 ‘마법의 약’이 아니다. 핵심은 반군의 무장해제 약속 이행”이라고 말했다. 실제 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된 직후인 지난달 31일 바실란주에서 이슬람 성직자에 의한 차량 폭탄테러로 11명이 숨졌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072112005&code=970100#csidxa91e2303033df7299e655a74a422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