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선거 당시 근소한 차이로 레니 로브레도에게 부통령 자리를 뺏긴 마르코스 주니어가 개표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결국 소송전까지 이어지면서 사태는 점점 점입가경이 되어가고 있다.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대통령의 아들 봉봉 마르코스는 부통령직을 위해 상원의원에서 사임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었다. 하지만 개표결과 약 26만표로 로브레도에게 밀리면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후 항간에는 로브레도 당시 부통령 당선인이 개표부정을 저질렀다는 소문과 함께 개표에 참여했던 일부 사람들이 ‘양심고백’이라며 이 소문에 기름을 붓기도 했다. 마르코스는 줄곧 재검표를 요구하며 소송전을 이어왔다. 사태는 지난 16일 두테르테 대변인이 ‘훌륭한 다음 지도자가 나오면 현 대통령이 사임하고 그 자리를 물려줄 수도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과 함께 다시 불거졌다. 이날 로케 대변인은 ‘그렇다면 그 자리를 마르코스에게 물려줄 것이냐’라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을 회피하면서 ‘그것은 또 다른 얘기’라며 선을 그엇다. 두테르테는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공개적으로 마르코스 전대통령을 지지해 왔으며 정적인 아키노 가문에는 적대심을 숨기지 않았다. 로브레도 현부통령이 아키노 전대통령과 같은 자유당 소속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대변인의 발언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다만 대변인이 차기 대권의 유력한 주자로 꼽히는 마르코스나 치즈 에스쿠데로 중 누구를 지목한 발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네이즌들은 ‘독재자 전대통령의 아들을 대통령으로 앉히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SNS를 통해 성토하기도 했으나 일부는 두테르테 대통령에 무한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필고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