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이 베트남 나아가 동남아를 강타했다. 베트남 축구가 10년 만에 동남아 국가대항전인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이 15일(한국시간) 베트남 하노이의 마이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말레이시아와의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11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원정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최종전적 1승1무, 1·2차전 합계 3-2로 우위를 점하면서 정상 탈환에 성공했다. 이로써 베트남은 2008년 우승 이후 10년 만에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통산 두 번째 우승이다. 그야말로 '박항서 매직'이다. 지난해 10월 베트남 사령탑을 맡아 약 1년 만인 지난달 베트남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을 100위 이내(베트남 100위)로 올려놨다. 베트남이 100위 이내에 든 것은 7년 만이다. 2018년은 박 감독과 베트남의 한 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월 베트남은 박 감독을 앞세워 아시아의 중심에 우뚝 섰다. 베트남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사상 처음이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결승에서 연장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1-2로 패했지만 달라진 면모에 아시아가 모두 놀랐다. 동남아시아 국가가 AFC 주관 대륙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건 올해 1월 베트남이 처음이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과 승부욕, 끈질김으로 더 이상 변방이 아님을 입증했다. 축구 변방에서 지도력을 뽐낸 박 감독은 베트남의 영웅이 됐다. 베트남 정부는 박 감독의 공로를 인정해 3급 노동훈장을 수여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베트남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4강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었다. 이 역시 최초다. 결승 문턱에서 한국의 벽을 넘지 못했고, 동메달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베트남 돌풍의 여운이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