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최대 재벌기업 SM그룹을 이끌어 온 헨리 시 창업자 겸 명예회장이 19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마닐라불러틴 등 현지 매체가 20일 보도했다. 향년 94세. SM그룹 측은 이날 "헨리 시 회장이 수면 중에 편안하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는 필리핀 유통·은행·부동산업의 아이콘이었다"고 밝혔다. 헨리 시 회장은 1924년 중국 샤먼 빈민가에서 태어나 1930년대 가족과 함께 필리핀으로 이주했다. 1958년 수도 마닐라에서 작은 신발 가게에서 시작해 대형 쇼핑몰인 `몰 오브 아시아(Mall of Asia)`를 주축으로 회사를 필리핀 최대 유통기업으로 키웠다. SM이라는 회사 이름은 신발 가게(Shoe Mart)의 영어 첫 글자를 따서 지은 것이다. SM그룹은 현재 필리핀을 중심으로 71개의 쇼핑몰과 슈퍼마켓, 전문점 등 2200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필리핀 시민 대부분의 소비가 SM그룹의 쇼핑몰과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헨리 시 회장은 유통 사업이 번창하자 부동산 개발과 금융업, 레저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SM그룹은 오늘날 아얄라그룹, 산미구엘과 더불어 필리핀 3대 재벌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포브스는 최근까지 11년 연속 헨리 시 회장을 필리핀 최고 부호로 선정했다. 그의 총자산은 190억달러(약 2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