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뉴스: http://premium.mk.co.kr/view.php?no=25663 이방인 시선으로 타국에서 살면서 그 나라를 관찰하는 것은 굉장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일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 견문을 넓힐 수 있고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폭도 커지는 게 느껴진다. 운 좋게도 가깝고도 먼 나라 필리핀에서 비행 훈련을 받게 되면서 타인의 시선으로 이 나라를 바라보게 됐는데, 이곳에 거주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혹은 예전에도 알았지만 인식의 폭이 넓어진 것들을 소개해보려 한다. 필리핀 가면 총에 맞지 않을까 ? 만약 당신이 이렇게 말한다면 아시아 여행을 계획할 때 "한국에 가면 북한 때문에 위험하지 않을까요?"라면서 한국 대신 일본이나 중국행을 택하는 외국인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필리핀을 방문하는 사람 90% 이상은 관광객일 텐데, 나라에서 가지 말라는 곳만 안 가고 대오에서 이탈해 이상한 곳에 가지 않고 검증된 여행자 플레이스만 돌아다니면 우리나라와 크게 다를 게 없다. 필자는 4개월 정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위험을 느낀 적이 없었다. 가지 말라는 곳에 안 가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밤늦게 혼자 안 돌아다니고 어떤 곳이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아예 접근을 하지 않았다. 어찌 보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비단 필리핀뿐 아니라 세계 어디나라를 다녀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어느나라나 밤길 늦게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한 법이다. 이건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도 매우 안전한 나라라서 체감을 못하는 거지, 당장 최강 국가인 미국만 가도 동양인 혼자 밤길에 혼자 돌아다니면 범죄 표적이 되기 십상이다. 사실 필리핀에서 총기 사고로 숨지는 한인들은 대부분 원한관계 혹은 사업상 복잡하게 얽혀 있는 관계로 인해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 구걸하는 아이에게 온정을 베풀어야 할까 ? 길거리를 다니다 보면 꾀죄죄하게 옷을 입고, 손가락을 빨면서 구걸하는 아이들을 더러 볼 수 있는데 여기서는 소년범죄를 조심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가 구걸을 가장한 뒤 어린아이들 여러 명이 접근해서 여행자를 산만하게 한 채 한 명이 주머니를 털어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가져가는 행위다. 관광객 대부분은 상대가 어린이들이라 방심하다 털리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측은지심에 갖고 있던 돈 몇 푼을 쥐어주기도 하는데, 이런 게 가장 위험한 상황이다. 근처에 있던 아이들까지 한번에 몰려들면서 혼란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신이 없을 때 소매치기가 발생한다. 또 운 좋게 그 현장을 잡았다고 해도, 여긴 한국도 아니고 상대는 이름도 모르는 어린이들이라 딱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정 주고 싶으면 돈 대신 먹을 것 같은 현물을 주는 게 낫다. 그렇다고 해서 '역시 가난한 나라라서 저래' 혹은 '후진국이 다 저렇지 뭐' 같은 말은 삼가는 게 좋다. G7 국가인 프랑스나 이탈리아도 유명 관광지에 가면 이러한 어린이 소매치기가 엄청나게 많으니 말이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택배도 아무렇게나 문 앞에다 배달하고 스마트폰을 카페에 올려놓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아무 일이 안 생기는 한국이 이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