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친정집을 도와달라 하거나 직업을 갖는다고 하면 안 된다", "한국에서 결혼하면 바로 자녀를 가져야 한다"(한국어-베트남어 교재), "한국에서 결혼한 여성이 술이나 담배를 하면 절대로 안 된다"(한국어-몽골어 교재) 베트남어, 필리핀어, 몽골어 등 사용자에게 기초 한국어를 소개한 회화책에 '한국 생활에서 신부가 유의할 점'이라는 제목으로 달린 부록의 내용이다. '국제결혼을 한 이주여성과 한국인을 위해 집필됐다'고 소개된 이들 책이 왜곡된 사실과 차별적 시선을 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들 한국어 교재는 한국 남성이 좋아하는 여성상을 '부모와 자녀를 잘 부양하는 여성', '애교 있게 말하는 여성' 등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 유학 3년 차인 베트남인 A(23)씨는 베트남어-한국어 회화책 속 내용에 대해 "이주여성은 인형이 아닌데 자신의 행복을 비롯해 많은 걸 포기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 책대로라면 한국에 오면 인간답게 살지 못할 텐데 책을 읽고 한국에 오고 싶을 외국 여성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록에 담긴 한국 생활 안내뿐 아니라 본문에 실린 한국어 예시문도 비판 대상이다. "오늘은 생리 날이에요", "내일 사랑을 나누면 어떠세요?"(한국어-벵골어 회화책) 인도 일부 지역과 방글라데시에서 사용하는 언어인 벵골어-한국어 회화책에는 남녀의 성적 관계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한다. 'yu_hy****'라는 아이디를 쓰는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 남성은 자존심이 강한 편이다", "배우자의 현재 경제력과 생활 수준을 존중해야 한다" 등의 표현이 담긴 벵골어 회화책 사진을 올리며 "'한국 가부장제에서 살아남기'라는 부제가 붙어야 할 것 같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