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봉쇄한 필리핀 대통령궁의 말실수 "한달 굶어도 안 죽는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인 마닐라를 봉쇄한 것과 관련해 "1달 정도는 굶어도 죽지 않는다"고 발언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15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진보야당으로 평가되는 바얀무나당의 카를로스 자라테 의원은 “파넬로 대변인 당신부터 1달간 굶어봐라”며 “(확진자 수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정부는 아무런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명백해졌고 국민들은 출근하기도 어려운데 대변인은 국민의 어려움을 공감하지 못하는 서명만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닐라는 지난 2017년 기준 필리핀 국내총생산(GDP)의 38%를 차지할 만큼 중요한 지역이다. 그러나 봉쇄령으로 매일 오후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통행이 금지되고, 생필품을 제외한 쇼핑몰의 영업은 중단된다. 공장과 소매업체들은 외부에서 원자재나 부품 등을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해 지금까지 쌓아놓은 재고에 의존할 상황에 놓였다. 무엇보다 외식과 쇼핑을 자제하는 주민들이 늘며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필리핀 정부가 주도하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인 ‘빌드 빌드 빌드’도 철도 등 건설에 필요한 자재나 전문가가 도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다면 사업이 일정에 맞춰 완료되기 어렵다. 이번 봉쇄령으로 시민들은 식료품 등을 구하기 더 어려워졌고, 기업들도 경영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황이다. 자라테 의원은 "단순히 경기 부양책을 펼치는 대신 봉쇄령에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가레스 레더 이코노미스트는 “필리핀 경제의 70%는 수출이나 투자가 아닌 소비에 의존하고 있다”며 “바이러스 사태는 경기활동과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