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코로나19로 긴박한 상황에서) 진료를 거부하는 병원들을 기소할 수 있는지 여부를 법무부에 물어보고 싶다”며 “특히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은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렇게 두테르테 대통령이 노발대발하며 경고한 이유는 최근 필리핀 북부 카바나투안에서 병원 6곳이 코로나19 환자 진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14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 라플러는 보도했다. 필리핀 내 누적 확진자 수는 5223명으로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현장의 최전선에서 싸워야 할 일부 병원들이 진료를 거부하자 답답한 마음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기소 가능성까지 꺼내든 것이다. 그러나 병원들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스크와 보호의복 등 물품이 부족한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우선 병상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 특히 코로나19 환자는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많은 환자를 한 곳에 모아둘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자 일부 병원들은 병상이 부족해져 더 이상 환자를 진료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필리핀 보건부에 따르면 필리핀 내 병원 75곳이 수용할 수 있는 확진자 수는 3194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환자들을 차별할 경우 경찰을 부르겠다며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만약 환자를 차별했다는 사례가 보고될 경우 경찰을 불러 체포하겠다”며 “체포된 이들은 내가 추가 지시를 내리기 전까지 풀어주지 말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