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흘 사이 50명가량 무더기로 쏟아져 비상이 걸렸다. 수도 베이징이 ‘제2의 우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비상 시기에 들어갔다”고 선언하고 코로나바이러스 진원지로 떠오른 신파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즉각 봉쇄했다. 또 주변 지역에 대한 위험 등급을 상향하는 등 전시 수준의 대응에 나섰다. 14일 오전 찾아간 신파디 시장은 이미 거의 모든 출입구가 차단돼 있었다. 시장 건물 입구마다 철제 구조물로 차단됐고, 곳곳에 공안과 무장경찰이 배치돼 차량과 사람들의 접근을 막았다. 시장 쪽 길가는 차에서 내리는 것조차 막아 택시 안에서 둘러볼 수밖에 없었다. 신파디 시장뿐 아니라 주변 건물에서도 방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차량 탑승자의 체온을 측정한 뒤 들여보내는 등 엄격한 방역 조치가 이뤄지고 있었다. 일부 도로를 통제하는 탓인지 시장 주변은 극심한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천안문에서 남쪽으로 15㎞ 정도 떨어진 신파디 시장은 야채와 과일, 육류 등 베이징 농수산물의 70%를 공급할 정도로 방대하다. 아시아에서 가장 큰 농수산물시장이며 거래액 규모로 세계에서 두 번째 큰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택시 기사는 “현재 신파디 시장 내부는 전면적인 소독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시장 내에서 일하는 상인과 종업원 1만명가량은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베이징에서 36명, 랴오닝성에서 2명 등 본토에서만 38명이 발생했다. 베이징시는 13일 추가 확진자 36명 가운데 27명은 신파디 시장 관계자이고, 나머지 9명도 시장과 간접적으로 관련됐다고 밝혔다. 베이징에선 14일에도 오전 7시 기준 확진자 8명이 추가됐다. 전원 신파디 시장 관련자다. 차이치 베이징시 당서기는 확진자가 무더기 발생하자 전날 코로나19 영도소조 회의를 열어 신파디 시장 봉쇄 조치를 내렸다. 시장 인근 11개 주택단지도 봉쇄됐고, 3개 초등학교와 6개 유치원의 수업이 중단됐다. 또 신파디 시장 종사자와 인근 주민 전원을 대상으로 핵산 검사를 하기로 했다. 신파디 시장이 있는 펑타이구 2개 지역과 시청구 1개 지역 등 4개 지역은 코로나19 중위험 지역으로 격상됐다. 펑타이구는 “전시상황과 같은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가 근무하는 중난하이와 천안문광장 등이 있는 둥청구도 비상이 걸렸다. 둥청구는 최근 14일 동안 신파디 시장을 방문한 모든 주민에게 검사를 받도록 했다. 하이뎬구는 모든 지역사회에서 단지 진입 시 체온 검사 등을 요구키로 하는 등 다시 방역 2급 대응 조치로 격상했다. 우한 퉁지의학원의 공중보건 전문가 펑잔춘은 “베이징 상황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한 내 초기 확산 단계와 유사하다”고 경고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email protected]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142750&code=11142200&sid1=int&cp=nv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