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4대 분야·20개 부문·235개 세부항목을 평가해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아세안 회원국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16일(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경제매체 비즈니스타임스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국가경쟁력 평가 대상 63개국 중 1위를 차지하며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등 선진국들을 제치고 2년 연속 가장 경쟁력이 높은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싱가포르는 무역과 투자, 노동시장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교육과 정보통신기술(IT) 등 고부가가치 인프라 수준이 높은 것도 강점으로 꼽혔다. 또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무역이 감소했지만, 국제정세가 불안한 중국과 홍콩을 피해 싱가포르로 눈을 돌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늘어나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반영됐다. 특히 국토가 좁아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진정시킬 수 있다는 것도 강점으로 부각됐다. 싱가포르는 초기 섣불리 개학을 결정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한 탓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151명(12시 기준)으로 지난 4월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찾았다. IMD 세계경쟁력센터의 호세 카발레로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사태로 무역과 투자가 위축되며 싱가포르도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피해는 불가피하다”며 “다만 미중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만큼 반사이익을 볼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은 전년대비 4단계 하락한 29위를 기록했다. 경제 성과와 정부 효율성이 더 나빠졌다는 이유에서다. 무엇보다 정부가 투명하게 운영되지 않고, 정책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 부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 이밖에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막기 위한 노력이 부족하고,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 투자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기업 효율성과 인프라 수준은 더 나아졌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다. 필리핀은 45위로 1단계 올랐지만, 아세안 회원국 중 싱가포르(1위), 말레이시아(27위), 태국(29위), 인도네시아(40위)에 이은 꼴찌를 차지했다. 그나마 아시아·태평양 국가 14개국 중 몽골(61위)을 제친 것이 위안거리다. 필리핀은 인터넷 인프라가 대단히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교육과 의료 서비스 수준도 낮았고, 특히 심각한 오염은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여기에 정부의 재정정책 투자가 늦어지면 사태는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필리핀 수출자연맹의 세르지오 오르티즈 루이스 주니어 회장은 “만약 정부의 예산 집행과 인프라 투자가 지연되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향후 국가경쟁력 개선 여부는 올해 코로나19 사태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