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에서 '진료거부'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파업'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의협은 대표적인 직능(이익)단체이지 노동조합이 아닙니다. '파업'이란 노동자가 노동조건의 유지 및 개선을 위해 그들이 속한 사업장(주)를 대상으로 작업을 중지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지금 의협이 하고 있는 행위는 정부의 정책을 문제삼아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진료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일반국민이 생각했을때 의사들을 노동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명일까요? 그리고 지금껏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몇 차례 했는데, 모두 의사들의 이익을 위해 한것이지, 의사들이 속한 병원을 상대로 '파업'한 적은 단 한번도 없습니다. 의사를 제외한 간호사 및 청소노동자, 급식노동자, 원무과 직원 등등이 파업한 사례는 있습니다. 의사들의 '진료거부'행위는 지금껏 국민적지지를 받아본적이 없습니다. 왜냐? '생명'을 담보로 자신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일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약간의 '불편'을 감내하면 되지만,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하면 '생명'이 왔다가 갔다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일반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면 그 사업장은 직장폐쇄로 대응을 할 수 있지만,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한다고 해서 병원이 문닫지 않습니다. 병원이 황금알인데 뭐하러 폐쇄할까요? 또하나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하면 국가는 그 의사들을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이란걸 할 수 있습니다. 의사들이 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국가는 의사의 면허를 취소하거나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이 파업한다고 해서 국가가 개입하는거 보셨나요? 이렇듯 의사들은 특수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진료거부'를 할 수 있으나, 국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 그 명령에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파업'이라는 말 대신 '진료거부'가 맞는 표현입니다. 20여년전인가요? 의약분업 사태로 의사들이 '진료거부'를 한적이 있습니다. 아마 나이가 30대이시면 아실것 같은데 예전에는 약사들도 조제약을 팔았고, 병원에서도 조제약을 팔았습니다. 의약분업의 목표는 약사들의 무분별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해, 의사가 처방하고, 약사는 의사가 처방한대로 약을 조제하는게 그 목적이었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약을 팔지 못하게 하니까 의사들이 수입이 줄어들것을 염려하여 '진료거부'를 하였습니다. 의약분업 정책은 국민의 건강을 위한것이었는데, 의사들은 자신의 수입을 위해 '진료거부'를 하는 사태가 벌어진것입니다. 그 당시 정부가 적정한 의료수가를 보전해 주는 조건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의사들의 수입이 진짜 감소했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지금도 여전히 제약사의 '리베이트'는 성행하고 있고, 대형, 중형, 심지어 동네의원 옆에 약국하나 들어서는것도 '뒷돈'과 여전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의사들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합니다. 선서이라것은 일종의 '약속 또는 다짐'을 말하는 것입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내용중에 핵심은 '언제나 환자곁에 있는것'입니다. 지금 의협이 하고 있는 행위에 대해 한마디 하자면 '차라리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지나 말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