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고등학교 졸업 후에 직장에 다니거나 일 없이 빈둥거리던 젊은이들이 갑자기 대학을 간다고 하는 경우가 여러번 있었습니다. 내가 보기에 부모가 가난해서 고등학교도 간신히 마쳤는데 무슨 돈으로 대학을 간다는 말인지 의아하게 생각하고 물어 보면 이모나 고모가 학비를 대 준다고 하더군요. 한국에서는 이모나 고모가 부모를 대신해서 조카를 대학에 보내준다는 말을 들어 본적이 없다 보니 필리핀은 가족관계가 특별하구나 하고 생각하였지요. 가족이니까 자식이 아닌데도 대학을 보내주는구나 대단한 유대감이구나 라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그 이모나 고모가 아주 잘 살아서 조카를 대학에 보내 주는 것이 아니라 비록 잘 살지는 못해도 있는돈 없는돈 만들어 보조해 주는 것이며 그게 노후 대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대학을 졸업한 그 조카는 취업을 해서 돈을 벌게 되면 월급의 반을 자신을 대학에 보내준 이모나 고모에게 준다고 합니다. 그럼 대학 4년동안 학비를 대 주었으니 4년 동안만 월급의 반을 보내 주느냐 하면 그게 아니고 평생 그렇게 한다고 하네요. 아는 여자의 남동생은 이모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에 엔지니어로 취업해서 월급이 9만페소 정도인데 매월 월급의 반을 이모애게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과연 그 이모가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보조를 할지는 알 수 없으나 그런 풍습이 있다니 재미있어서 글을 올려 봅니다. 그런 풍습이 필리핀 전체에 있는 것인지 내가 사는 세부의 일부 지역에만 있는 것인지 알고 계신 분은 경험 공유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