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1991년 행정고시 35회로 공직에 입문해 1995년 산업부의 전신 통상산업부에 들어선 뒤 첫 여성 사무관, 첫 여성 국장, 첫 여성 1급 공무원 등 여성 통상전문가의 길을 걸으며 산업부 70년 역사에서 '여성 1호' 타이틀을 갖게 된다. 유리천장을 뚫고 25년간 통상 전문가로 걸어온 유 본부장에게 2018년 시련 아닌 시련이 찾아왔다. 유 본부장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외신대변인을 지낸 경력이 있고 남편이 정태옥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이다. 유 본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더이상 승진이 어려우리라 판단해 그해 11월 사표를 제출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그를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 발탁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통상교섭본부장이다. 통상교섭본부장은 차관급이지만 대외적으로는 장관이다. 유 본부장은 취임 이후 일본 후쿠시마산 수입물 수입금지 문제를 둘러싼 WTO 분쟁에서 1심 결과를 뒤집고 2심에서 승소를 끌어냈다. 식품 위생 협정 관련 분쟁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은 WTO 분쟁 사상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WTO 사무총장에 우리나라가 후보를 내야 할 때라면서 현직 통상장관인 유 본부장 출마를 적극 지지했다. 유 본부장은 '열세'를 뚫고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최종 2인에 포함돼 결선을 앞두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들어와 복지부 응급의료과장과 질병관리본부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발병 시기 문 대통령과 정 청장의 인연은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격으로 질본을 방문했는데, 질본 예방센터장이었던 정 청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았고 그의 상황 관리 능력을 눈여겨봤다. 메르스 사태가 진정된 후 2016년 감사원이 메르스 방역 실패의 책임을 물었는데 정 청장은 당시 정직 처분을 받았다가 '감봉 1개월'의 경징계를 받았다. 당시 공직사회를 떠난 전문가들이 많았고 정 청장 역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초대 질병관리본부장에 정 청장을 지명했다. 정 청장은 2004년 질본이 생긴 뒤 첫 여성 본부장이었고, 국장급의 긴급상황센터장에 '실장'을 건너뛰고 차관급인 본부장에 임명해 '파격 인사'로 평가받았다. 전례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 속에서 외국의 보건당국 수장들이 대응 실패에 대한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가운데 정 청장의 행보는 '모범 사례'로 꼽혔다. 성공적인 방역을 기반으로 경제상황을 대응한다는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대응 원칙은 정 청장이 이끄는 'K-방역'이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기에 가능하다. 이에 정 청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이 선정하는 '2020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리더' 분야에 선정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함께 이름을 나란히 했다. 정 청장은 2022년 치러지는 차기 WHO(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 선거에 유력 후보로도 부상하면서 경쟁국 일본은 이미 견제에 나섰다. 산케이 신문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사무총장 탄생을'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일본이 서둘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