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굴 가리개 착용한 필리핀 버스 승객들 (사진=연합뉴스/AFP)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으며 정부부채가 크게 늘었다. 26일(현지시간) 필리핀 경제매체 비즈니스월드에 따르면 필리핀이 올해 1~9월 빌린 정부부채는 약 2조5600억 페소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9172억 페소)보다 무려 179% 증가했다. 또한 지난달에만 정부부채는 약 906억 페소에 달해 전년동기대비 5배 이상 늘었고, 이중 자국 내에서 빌린 자금은 약 500억 페소로 내채 비율은 55%였다. 같은 기간 해외기관 등 외국인 채권자로부터 차입한 자금은 약 405조 페소로 162% 증가했다. 재정적자는 올해 들어 9월까지 약 8790억 페소로 전년동기대비 194% 늘었다. 필리핀의 정부부채가 급증한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장기간 봉쇄 조치가 취해지며 사실상 경제활동이 마비된 탓에 조세수입이 크게 줄어든 데다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 대한 지원책을 펼치는 등 정부 예산이 나갈 곳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말 기준 필리핀의 총 정부부채는 약 9조615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을 아주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은데다 전체 정부부채에서 내채 비율이 69.8%로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올해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규모가 많지 않다면 갑자기 정부가 파산한다는 등 불안감을 조장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과 그리스는 지난 2018년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각각 234%, 182%로 전 세계에서 정부부채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 꼽힌다. 다만 지난 2015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한 그리스와 달리 일본이 파산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는데 이는 그리스가 빌린 정부부채는 외국인 채권자로부터 빌린 외채 비율이 높은 반면, 일본은 내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당시 외국인 채권자들은 그리스가 대표적인 기축통화인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에 속해 있으니 그리스 경제의 펀더멘탈은 고려하지 않은 채 돈을 빌려준 것이다. 그러나 독일에 비해 수출 경쟁력이 약한 그리스는 자국에게는 고평가된 유로화를 사용하다보니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없었고, 제대로 갚을지도 알 수 없는 외채만 계속 늘었다. 이같은 사례를 들며 필리핀 현지매체 라플러의 랄프 리바스 기자는 필리핀의 정부부채가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48.1%에 불과한데다 신용평가사들의 의견을 참고하면 필리핀은 미래에 부채를 갚을 여력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경제학자들은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기 위한 부양책을 충분히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리바스 기자는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이 항상 디폴트 위험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며 모든 부채가 올해 만기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며 “필리핀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거나 기준금리를 조정할 여력도 있다”고 설명했다. 출처/https://www.asiatim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35754627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