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30년 넘게 여행가이드를 하던 최모(54)씨는 지난 3월부터 실직자 신세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아예 끊어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23일 “동업하던 랜드사(현지 여행사) 중 95% 정도가 사업을 접었다”며 “외환위기 때 한국 여행사가 수없이 파산해도 꿋꿋이 버텼는데, 손님이 아예 사라진 지금은 버틸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자녀들이 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 데다 한국을 떠난 지도 오래돼 귀국을 택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최씨 가족이 그나마 기댈 곳은 2주에 한 번씩 쌀과 라면을 지원해주는 한인회 뿐이다. 그는 “태국에 사는 한국인 대부분이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고,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다보니 관광객이 끊기면 폐업도 바이러스처럼 줄줄이 퍼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