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7년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러시아 크렘린궁에서 만나 악수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AFP) [아시아타임즈=김태훈 기자] 필리핀이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위기에 직면하고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상황에서 러시아를 균형외교 전략의 파트너로 삼았다. 2일(현지시간) 필리핀 현지매체 인콰이어러 등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마랏 파블로브 주필리핀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상황이 허락하는 한 가능한 빨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년 필리핀은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인 러시아와의 수교 45주년을 맞는다”며 “(양국 정상이 만난다면) 이는 우애와 협력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파블로브 대사는 “러시아는 필리핀과의 인적 교류는 물론 문화와 교육 등 교류를 활발히 이어갈 의지가 있다”며 “필리핀에서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V’를 생산해 보급하는 것은 양국 관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도가 높아 대놓고 미국을 지지할 수 없는 데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의 부상을 경계해야 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관계 발전을 통한 균형외교를 추구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두테르테 대통령은 러시아가 ‘스푸트니크 V’ 백신을 개발했다고 발표하자 자신이 가장 먼저 접종받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 2017년과 2019년 두 차례 러시아를 방문했다.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러시아산 무기 수입이 주요 화두로 떠올랐는데 이는 필리핀이 미국과 달리 러시아에서 더 많은 무기를 수입해도 중국이 필리핀에게 러시아산 무기를 수입하지 말라고 압박을 넣을 순 없기 때문이다. 중국 입장에서 필리핀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를 수입하는지가 상당히 신경 쓰이는 것이다. 베트남과 말레이시아도 러시아산 무기 수입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 싱크탱크 진보를위한아시아태평양협력재단(APPPFI)의 아론 라베나 연구원은 “러시아는 무기 수출을 통해 필리핀에서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중국은 필리핀이 남중국해를 수호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를 들여오는지가 신경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https://www.asiatime.co.kr/news/newsview.php?ncode=10655950375968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