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에 내성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자국에서 발견된 변이보다 남아공발 변이가 훨씬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맷 핸콕 영국 보건장관은 4일(현지시간)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가 믿을 수 없을 만큼 걱정된다. 이것은 매우, 매우 중대한 문제”라며 “영국발 변이보다 훨씬 더 큰 문제”라고 경고했다. 핸콕 장관은 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남아공 정부 측으로부터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획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남아공 정부가 자신들에게 문제가 들이닥쳤다는 것을 아는 이유는 그들도 우리만큼 훌륭한 게놈과학 역량을 지녀 바이러스에 대해 연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남아공 과학자들은 현재 자국을 휩쓸고 있는 변이 바이러스가 영국 등지에서 출시되고 있는 백신에 대해 더 강한 내성을 보일 수 있다는 ‘합리적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남아공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학이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실험을 이끌어온 샤비르 마디 교수에 따르면 지금까지 남아공 내부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의 종류는 총 13종에 달한다. 영국보다도 많은 변이가 나타난 것으로 그만큼 백신에 대한 적응성이 높은 바이러스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마디 교수는 “남아공 변이가 (백신에) 좀 더 강한 내성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는 합리적 추론”이라고 설명했다. 마디 교수는 13종의 변이 중 남아공 해안 도시들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501.V2라 불리는 바이러스에 대해 가장 큰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남아공 변이가 현재 유통되는 백신들을 쓸모 없게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온전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하게끔 약화시킬 수는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의대의 존 벨 교수도 3일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개발된 백신들은 영국 변이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남아공 변이는 모르겠다. 큰 의문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벨 교수는 영국 정부가 긴급사용 승인을 내준 화이자 및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두 백신이 (남아공 변이에) 무력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현재 백신이 변이에 잘 듣지 않는다 해도 그에 맞게 백신을 개조할 수 있다. 1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아공은 현재 유통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이 남아공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긴급 시험에 돌입했다. 남아공 감염병 전문가 리처드 레셀스 박사는 이날 AP통신에 “현재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질문”이라며 변이 바이러스의 유전자 분석을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형민 기자 [email protected]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5394416&code=61131111&sid1=int&cp=nv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