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지내는 것 (2)
요즘 계속 은퇴이후 생활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합니다. 어제는 일본의 고급 실버타운에 입주했다가 퇴소한 사람 이야기를 기사에서 읽었는데,재미 없다더군요. 돈잘벌고 성공한 노인네들이랑 같이 취미 생활 예기, 예술 예기도 하고 그럴 줄 알았는데, 다들 자기 자랑 자기 자식 자랑만 서로 하면서 싸우고 생각했던 것 같은 고급스러운 대화같은거 전혀 없더랍니다. 몸만 움직일 수 있으면 사회에 다시 나와서 어떻게든 젊은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사는게 좋답니다. 뛰어난 의료서비스 다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좁은 요양원 자기방에서 하루종일 멍하니 예기할 사람도 없이 오래 살면 좋을게 뭐 있겠습니까? 제 어머님과 이모님들도 제 와이프 보고 아기 데리고 사는 거라고 하시면서도 얼마나 예뻐하고 같이 있으면 서로 끼고 예기하느라 저한테는 관심도 없죠. 나이들어서 가장 필요한것은, 주위에서 눈으로 보기에도, 말로 듣기에도, 상식적으로 생각 해 보기에도, 외로움을 달래주고 같이 어울려 줄 젊은 사람들인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필리핀 만한 곳이 없죠. 일단 영어들도 좀 되고, 기본적으로 어려서부터 2주, 3중 언어를 하다보니 한국어도 더 쉽게 배우는 것 같아요. 필리핀도 점점 애들을 늦게, 적게 낳는 추세고, 언젠가는 한국처럼 바뀌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애들이 많으니 앞으로 2~30년 뒤까지는 인건비 저렴한 젊은 사람들이 넘쳐 나겠죠. 너무 구두쇠 흉내 그만두고 지금부터 그동네 친척 애기들한테 조금씩 인심을 사 두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올여름에 와이프 고향 가면 그 동네에서 땅 부자로 유명한 친척인 큰 이모부한테 코코넛 농장 땅 값 좀 물어보라고 해야 겠습니다. 싸게 살 수 있다면 일단 땅을 사놓고 한 5년~10년은 계속 농사 지으시라고 해도 될 것 같아요. 나중에는 일가 친척들 줄줄이 한국 요양원 대신 필리핀에서 농촌 저택에 모여 살지도 모르죠. 그리고 맛사지들도 얼마나 좋아하시는지. 꼭 전문가 실력이 아니라도 나이 들면 그저 젊은 사람들이 주물러 주면 좋은 거랍니다. 그냥 맛사지만 할 상주 직원을 두어명 두고 지내도 되지 싶네요. 맛사지도 해주면서 서투른 한국말로 수다도 떨어주고 할 사람들을. 둘째 이모가 바랑가이 총무라니 뭐 나중에 건축허가야 뭐 어떻게 되겠죠.
PARADISE FALLACY 나이 먹으면, 건강식, 운동시설,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중요합니다. 필리핀 같은 나라는 이 모두가 다 엉망입니다.
@ 처처왕 님에게...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쓸쓸하게 침대에 기대 앉아서 TV 나 보고 살아야 한다면, 건강식, 운동시설, 의료서비스 접근성 좋아서 오래 살면 뭐가 좋습니까? 오히려 건강식으로 말하자면, 필리핀에서 직접 좋아하는 한국 야채들 야야 시켜서 키워서 유기농으로 신선하게 먹고, 운동시설은 요양원 가보면 천장에 매달아놓은 줄에 기대서 뭐 하는거 있던데 인력이 부족해서 자주 하지도 못해요. 기기들은 별것도 아니던데 그냥 집에 설치해놓고 필리핀에서 물리치료사 자주불러다 운동시켜달라는 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더이상 혼자서 거동 못할 때가 오면, 아침이면 사용인들 여럿이서 씼기고 옷 갈아 입혀주고, 휠체어 태운 다음 전담 요양사랑 두어시간 밖에서 바람 쐬다가, 맛사지 두어시간 받으면서 수다 떨다가, 같이 고스톱이나 몇번 치다가, 그날 먹고 싶다는 음식 예기하면 밭에서 캐다가 해 주는 거 먹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먹다가 옷에 줄줄이 흘려도 전담요양사가 옷 빨기 힘들다고 구박도 안할 것이고 - 지가 아니라 야야가 빨 테니까요. 저녘때는 퇴근한 와이프나 조카 얼굴도 잠깐 보고요. 저녘때는 심심하면 사용인 한명 붙잡고 소싯적에 월남 스키부대에서 축구시합하던 예기나 한번씩 더해도 웃는 척 하면서 한시간씩 들어 줄 것이고. 어깨가 뻑적지근하면 맨날 잠들때까지 주물러 달라고 해도 노인네 뼈에 가죽밖에 없으면 살살 주물러주는거 힘들지도 않을 겁니다. 주말에는 가끔 한번씩 닭좀 튀기라고 해서 동네 친척애들 불러다 시끌벅적하게 노는 것도 구경하고 용돈도 좀 주고. 그러다 의료 접근성이 안좋아서 좀 일찍 죽게 되는 일이 생기더라도 그게 훨씬 나을 것 같아요. 의료접근성도, 앞으로 한 2~30년 지나면서 필리핀도 많이 좋아 질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