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vs 파키아오' 주도권 싸움에 필리핀 집권당 '내분' 파키아오 계파, 당 의장에 피멘텔 의원 선출…두테르테 측 "의장은 대통령" 반발 두테르테 내년 부통령 선거 출마…파키아오, 내달 대선 출마 여부 밝힐 듯 내년 필리핀 대선을 앞두고 집권당인 'PDP 라반'에서 복싱영웅 매니 파키아오 상원의원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주도권 싸움이 내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30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아오가 이끄는 계파는 전날 'PDP 라반' 의장에 아킬리노 피멘텔 상원의원을 선출했다. 이에 현 의장인 두테르테 지지세력은 반대파의 새 의장 선출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반격에 나섰다. 이들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두테르테가 집권당 의장이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필리핀 선거관리위원장은 적법한 당 의장을 결정하기 위해 관련 자료와 당헌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파키아오와 두테르테는 그동안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 6월 파키아오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두테르테가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둘의 사이는 급속히 냉각됐다. 이에 맞서 두테르테는 외교 지식이 일천하다고 비판하는 등 파키아오에 대해 줄곧 날선 공세를 이어갔다. 둘의 갈등은 결국 집권당 내 주도권 싸움으로 확대됐다. 지난달 17일 두테르테 계파는 표결을 통해 파키아오 상원의원이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도록 하고 후임에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을 새로 선출했다. 그러나 파키아오는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두테르테는 내년 정·부통령 선거에서 부통령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지난 24일 공식 선언했다. 필리핀 대통령은 6년 단임제이며 대통령과 부통령은 선거를 통해 따로 선출한다. PDP 라반은 다음달 8일 전당대회에서 두테르테의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을 내년 대선 후보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파키아오는 다음달에 대선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르데니스 아레나와의 세계복싱협회(WBA) 웰터급 타이틀전에서 판정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