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도로에서 꽃을 팔거나 구걸을 하는 필리핀 노숙 아동들 필리핀 노숙 아동들, 코로나로 가장 취약한 상황에 몰려 인권단체, 거리 아동들에 대한 정부의 긴급 지원 요청 마닐라 시 의원, 아동위기센터 설립 법안 제출 필리핀에서는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자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아동을 동반한 가족 노숙자를 비롯해 많은 노숙자들이 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연명하고 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들 노숙자들에게도 시련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1년 반 동안 지속되고 있는 봉쇄 조치 속에서 특히 교육, 건강, 안전으로부터 전혀 보호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아동 노숙자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0년 7월 미국 공공정책 옹호 단체(American public policy advocate entity)에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필리핀에는 450만 명의 노숙자가 있고, 이 중 25%인 약 100만 명은 ‘가족 노숙자’ 또는 ‘평생 거리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또 전체 노숙자 중 약 25만 명은 아동으로 추정된다고 마닐라타임즈(ManilaTimes)가 보도했다. 인콰이어러(inquirer) 보도에 따르면, 봉쇄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6월 필리핀 인권위원회(CHR)는 노숙자들에 대한 ‘긴급’ 지원을 정부에 요청했다. 재클린 앤 드 기아(Jacqueline Ann de Guia) 인권위원회 대변인은 8월 7일 성명을 통해 “노숙자는 사회 및 의료 서비스 부족과 코로나로 인해 악화된 초빈곤 상황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속한다. 특히, 위험한 거리에 방치된 아동 노숙자들이 가장 걱정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및 아동보호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되어온 거리 아동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정부가 행동으로 나설 때라고 입을 모은다. 마닐라타임즈의 기고자 벤 R. 푸농 바얀(Ben R. Punongbaya)씨는 기고문을 통해 차기 대통령이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노숙자 문제를 꼽았다. 그는 “노숙자 문제는 정부의 개입 없이는 해결될 수 없으며, 정부는 노숙자들에게 보다 나은 미래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이 국가 건설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집 없는 아동들이 기본적인 교육과 기술을 배우며 성인이 될 때까지 머무를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미러(Business Mirror)는 아동 노숙자들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9월 1일 메트로 마닐라 케손시티의 알프레드 바르가스(Alfred Vargas) 시의원이 코로나의 여파로 아동 노숙자들이 겪고 있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언급하며 ‘아동위기센터’ 설립에 관한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거리에서 지내는 아이들에 대한 보호나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제 정부가 보호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아동위기센터는 응급 의료 및 급식 프로그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교육, 법률 및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임시 쉼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법안은 사회복지개발부와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긴밀히 협력 아래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마닐라 = 박남숙 글로벌 리포터 [email protected] ■ 필자 소개 전 방송작가 https://news.ebs.co.kr/ebsnews/allView/60106922/N